음주운전자를 노려 합의금을 타 내려던 택시기사가 자기차에 설치된 블랙박스로 인해 범행이 들통났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10일 고의로 사고를 낸 후 합의금을 요구한 택시기사 이모(41)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7월22일 오전 6시40분께 울산 남구 유흥가에서 술을 마시고 벤츠를 운전하는 고모(27)씨를 쫓아갔다.
30여분간 고씨를 미행하다 중구의 한 골목길에서 이씨는 고씨의 차를 들이받은 뒤 "음주운전으로 사고가 났으니 합의금 200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고씨가 "현금이 없다"고 하자 이씨는 "부모 불러라"며 압박했고,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몸싸움까지 하게 됐다.
결국 이씨는 고씨를 경찰에 신고, 고씨는 폭행과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하지만 이씨의 범행은 택시 속 블랙박스로 들통나게 됐다.
이씨를 수상히 여긴 고씨가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은 이씨의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했다.
이씨는 미행 흔적을 없애기 위해 블랙박스 카메라를 위쪽으로 돌리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하지만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마다 택시가 앞으로 쏠리면서 고씨의 차를 따라간 장면이 고스란히 찍여있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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