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을 오랜 세월 지켜온 향토기업 본사이전이 지역경제에 미칠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 경제의 한 축을 지켜오고 있는 대표 향토중견기업으로써의 상징적 의미뿐만 아니라, 향후 지역 경제성장의 뿌리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그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기 때문이다. 
 
 '나비효과’라는 말이 종종 언론에서 회자되고 있는데 이는 "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미국 뉴욕에서 폭풍이 될 수 있다"는 이론에서 유래된 원리로 작은 변화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를 뜻한다.
 
에릭 브레스와 맥키그루버 감독, 애쉬튼 커처 주연의 '나비효과'라는 영화에서 과거 찰나의 순간 동안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인생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는 것을 반복해 보여준다.
 
울산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지만 본사는 서울 등 타 지역에 있게 되면 고용창출과 법인세 확보 등이 어려워지면서 지역 경제에 미칠 부정적 파급효과는 세삼 거론하지 않더라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성진지오텍 같은 향토기업들이 울산을 떠나는 작은 날갯짓이 울산경제에는 향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대한 폭풍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울산지역 향토기업들이 대기업에 잇따라 매각되면서 생산기지는 울산에 두고 본사는 다른 지역으로 이전 하면서 인구유출, 협력사 일감 감소와 세수감소, 자금의 역외 유출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이 가운데 올 초부터 계열사 구조개편 작업을 추진해 온 포스코가 플랜트 관련 계열사와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성진지오텍이 계열사인 포스코플랜텍과 합병과 동시에 포항이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울산지역 상공업계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지역 상공업계를 중심으로 성진지오텍 포항 본사 이전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것도 나비효과라는 영화에서처럼 과거 수 십 년 간 울산을 떠나는 기업들을 잡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둔다면 먼 미래에는 매연과 공장소음만 가득한 생산기지로만 전락, 경쟁력 없는 도시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처럼 다시 과거로 돌아가 적극적인 지역 본사유치 등 경제정책을 다시 쓴다면 결론은 뻔한 얘기지만 현 시점에서 성진지오텍 본사 포항 이전 문제는 단순한 상공업계의 걱정꺼리를 넘어서 울산시 경제정책에 착오나 문제가 없는지 다시 한번 짚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울산지역에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현대 중공업, SK 등 굵직한 대기업이 산재하고 있어 세수확보 등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은 울산시는 자연스럽게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만 펼쳐왔을 뿐 중소향토기업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홀대가 심하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은 세수확보와 고용창출 등을 위해 본사 지역 유치를 위한 온갖 세제혜택과 규제완화 등 지자체 차원의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반면 높은 지가와 불필요한 규제 등으로  중소기업이 설자리조차 없어 울산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울산이 공업도시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도 대기업들만 들어선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닌 교통·의료·오락 등의 무형의 용역과 재화를 창출하는 활동이 어울려졌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을 간과한다면 울산은 생산 공장만 있는 빈껍데기 도시로 전락할 수 도 있다.
 
‘작은 물방울 작은 모래알 그 작은 것들이 모여 큰 바다가 되고 하나의 아름다운 백사장을 만든다’고 했다 이제 몇 년 후면 지금의 울산시 경제경책이 과연 지역을 풍요롭고 살기 좋은 울산을 만들었는지 다시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데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