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퀸즈파크레인저스(QPR)의 박지성(32)에게 '칭크(chink)'라고 한 영국 축구팬이 결국 유죄 판결을 받았다.
영국 주간지 '선데이미러'는 22일(한국시간) "영국 서부런던 형사법원은 경기 도중 박지성과 빅토르 아니체베(에버튼)에게 인종차별적 욕설을 퍼부은 윌리엄 블리싱에게 유죄를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블리싱은 지난해 10월21일 자정 런던 로프터스 로드에서 열린 2012~2013시즌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QPR과 에버튼의 경기를 관람하던 도중 박지성과 아니체베에게 험한 말을 내뱉었다. 에베튼 팬인 그는 당시 가족들과 함께 원정응원을 하고 있었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선제골을 내주자 블리싱은 극도로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내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던 박지성을 향해 "칭크를 끌어내려라"고 소리쳤다. '칭크'는 '찢어진 눈'을 뜻하는 말로 서양인이 동양인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단어다.
그는 응원팀인 에버튼에도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이날 득점을 올리지 못한 나이지리아 출신 공격수 아니체베에게 "망할 검정 원숭이"라고 인종차별적인 모욕을 서슴지 않았다.
계속된 망언으로 소란을 피운 블리싱은 함께 있던 에버튼 원정팬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고 지난해 11월 기소됐다.
재판장에 선 블리싱은 "공격적인 말은 했지만 인종차별적인 발언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판결을 맡은 제레미 콜먼 판사는 "만약 블리싱의 발언을 해당 선수들이 직접 들었다면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유발했을 것"이라며 유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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