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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환(哀歡)속의 '취준생'
 
신영조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6/03/10 [15:07]
▲신영조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한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제작한 취업준비생들의 애환을 담은 동영상이 젊은이들 사이에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이들 사이에 통하는 사자성어로는 온갖 애를 썼지만 보람이 없었다는 노이무공(勞而無功), 걱정이 많아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전전반측(輾轉反側), 그리고 아무런 의욕 없이 한 해를 보냈다는 고목사회(枯木死灰)가 있다. 분명한 사실은 기쁨보다는 슬픔이 더 큰 우리사회의 현실을 보는 것 같다.

'취준생' 아직도 그 뜻을 모르신다면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학교를 졸업한 성인이지만 일자리를 못 구해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청년실업자가 백만 명에 달한다는 요즘 4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는 것은 이미 옛말이 됐다. 신규채용 면접 때 재학생의 조건이 더 유리하다며 졸업을 한 두 해씩 미뤄 6, 7년씩 걸리기도 한다.

이러한 현실은 통계로도 입증된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9.2%로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7.6% 선이던 것이 연속 상승세다. 조사 시점에 1주일 이상 돈 버는 일을 한 사람이 취업자로 분류되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청년실업자는 더 많을 수 있다. 단기 알바(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신규취업을 하려는 '잠재취업가능자'와 '프리터족'을 포함하면 청년실업률은 10%를 훌쩍 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프리터(Freeter)족'은 자유(free)와 아르바이터(arbeiter)를 합성한 말로 정규직장을 다니지 않고 아르바이트나 파트타임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회인을 지칭한다.

한편 취업을 준비하는 2030 젊은이들이 스펙을 쌓기 위한 사교육에 수백만 원의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취준생들은 취업을 위해 1인당 평균 5.2개의 스펙을 준비하고 있었다. 상경계열은 5.5가지, 자연ㆍ이공계열은 5.3가지, 인문ㆍ사회계열은 4.9가지를 준비한다. 취업을 위한 스펙의 1순위는 토익이며, 학점, 자격증, 토익 외공인어학성적 등을 주로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흔히들 취업을 원하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유난히 대기업만 선호해 큰 문제라고 말한다. 탄탄한 중견ㆍ중소기업이 많은 일본이나 젊은이들의 창업을 국가에서 지원하는 중국의 예를 들며 우리나라 젊은이들도 중소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과는 거리가 먼 예기다. 먼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이다. 대기업 사원이 한 달에 백만 원을 받을 때 중소기업 사원은 평균 62만 원을 받는다. 초과 근로 수당과 성과급 등 특별급여로만 따지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대기업 근로자는 한 달 평균 31% 수준인 158만 원을 특별급여로 받는 데 비해 중소기업 근로자의 특별급여는 17%인 53만 원에 그쳤다.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셈이다.

또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해가 갈수록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한국 노동연구원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당은 물론이고 국민연금이나 고용보험,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가입률도 천차만별임을 감안한다면 실질적인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청년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다.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 실정이 이렇다보니 취업고시(就業考試)란 말까지 어렵지 않게 동원되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대학생들이 전공과 무관한 직군으로 취업하는 경우가 대다수가 되면서 대학교육의 본질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일자리는 밥벌이다. 동시에 꿈과 희망, 미래다. 생계가 팍팍하면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것은 쉽지 않다. 새로운 사회 현상인 프리터족과 취준생의 애환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시급하다. 한시바삐 임금격차를 줄여나갈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취준생'들이 안정된 직장을 가지지 못하고 정상적인 사회 활동에 임하지 못한다면 결국 이는 우리 사회 전반에 아주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 자명하다. 단순한 청년 실업 문제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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