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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청년실업률과 사토리 세대(さとり 世代)
 
신영조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6/03/22 [18:01]
▲ 신영조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청년들의 '고용 한파'가 더욱 거세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청년실업률 또한 심상치 않다. 지난달 청년 실업자 수는 56만명으로 1년 전보다 7만6천명이나 늘었다. 청년실업률 12.5%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1999년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토록 청년 실업자가 급속도로 늘어난 것은 이들이 스펙을 쌓다가 20대 후반이 돼서야 구직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취업 준비생이나 대학생은 비경제활동인구여서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지만 일을 구하려고 본격적으로 고용시장에 뛰어들면 경제활동인구로 포함된다.

20대 후반 실업자 증가 원인은 남성의 경우 군 문제 때문에, 여성의 경우에는 대학 졸업까지 걸리는 기간이 다소 길어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년취업난의 가장 큰 이유는 양질의 일자리가 적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채용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결과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11%는 올 상반기 채용인원을 작년보다 줄이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1%는 아예 1명도 뽑지 않겠다고 했고, 절반이 넘는 52%는 채용계획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대부분 기업들이 올 상반기 채용에 대해 부정적이다.

이렇게 청년들의 취업난이 극심하다보니 우리 청년층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2~30대 가구의 소득은 해마다 늘어왔는데, 이 소득증가율이 재작년 0.7% 수준으로 쪼그라들더니, 지난해에는 아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 역시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소득이 줄어드니 씀씀이도 덩달아 준 당연한 결과이다.

문제는 미래의 주요 소비계층이 돼야 할 청년층의 소득감소가 더 극심한 경기침체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청년층의 취업이 부진하면 소득이 줄고 소득이 줄면 지출을 줄이면서 기업들의 매출도 줄고, 매출이 줄어든 기업은 또 고용을 안 하면서 청년취업난이 가중되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청년 취업난의 악순환이 계속되면 주택시장 역시 침체될 수 밖에 없고,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이 미뤄지면서 생산인구까지 줄어 자칫 심각한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 이것이 오포세대 또는 칠포세대의 애환(哀歡)이다.   

청년 실업률이 12.5%를 기록 하다 보니 이케아 세대, 사토리 세대, 등 다양한 신조 세대용어도 등장했다. 그중 '이케아 세대'는 가구 브랜드 이케아에 빗댄 표현으로 좋은 스펙을 갖췄지만 낮은 급여와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를 실용적이나 저렴한 가구 브랜드 이케아로 비유한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지금 이 순간 행복한 게 최고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불황이 낳은 '달관(達觀) 세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일본을 보면 한국이 보인다고 한다. 달관 세대는 사토리(さとり世代) 세대라고도 하며, 1980년대 중후반~90년대에 태어난 10대 후반~20대 중반 일본 젊은이 중 미래는 절망적이지만 지금은 행복하다고 말하는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사토리는 우리말로 '득도·달관·초월'쯤에 해당되는 말로 안분지족하는 법을 깨달은 세대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욕망 없는 세대인 이들은 비록 경기 침체로 정규직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중저가 옷을 입고 햄버거를 먹으면서도 행복을 느낀다.

그들은 양극화, 취업 전쟁, 주택난 등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절망적 미래에 대한 헛된 욕망을 버리고 '지금 이 순간' 행복하게 사는 게 낫다고 말한다. 1990년 이후 20여년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에서는 이런 젊은이들이 이젠 걱정스런 하나의 사회현상이 됐다.

한국 경제가 일본의 전철을 밟으면서 우리에게도 분노와 좌절의 심리를 현실 안주로 치환하는 젊은 세대가 등장한 것이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정규직으로 입사해 뼈 빠지게 일해도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실업과 빚에 눌려 시름하며 희망이 어디에 있는지를 모르는 20대, 30대 오포세대들도 이젠 이 악물고 살았으면 한다. 그대들의 청춘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좋겠다. 인생은 다음 장을 알 수 없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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