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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다가온 ‘현금 없는 사회’
 
이창형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 KDI & 울산발전연구   기사입력  2016/04/20 [17:27]
▲이창형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 KDI & 울산발전연구원 연구자문위원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범세계적으로 전자결제가 급증하고 있다. 1661년 유럽에서 가장 처음으로 화폐를 도입했던 스웨덴은 국민 5명 중 4명이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현금 대신 신용카드나 온라인 결제를 이용하고 있으며, 현금결제 비중은 20%에 불과하다고 한다. 스웨덴에서는 아직까지 신용카드나 체크카드가 모바일결제를 능가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이 또한 역전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신용카드가 현금 퇴출을 주도해 왔지만, 앞으로는 핀테크(Fintech: 금융과 기술의 합성어)가 신용카드를 대신할 전망이다. 애플, 삼성, 구글, 알리바바 등이 선보인 애플페이, 삼성페이, 안드로이드페이, 알리페이 등의 모바일 결제가 그 좋은 예이다.

스웨덴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박물관을 관람할 때 아예 지폐나 동전을 받지 않으며, 길거리에서 잡지를 파는 노숙자들도 모바일 신용카드 결제기계를 들고 다닌다고 한다. 심지어는 아이들의 용돈이나 교회 헌금도 전자결제로 지불하고 있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이와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첨단 테크놀로지의 나라, 스웨덴은 2030년경에 ‘현금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래학자인 David Warwick도 2020년경이면 미국은 이미 ‘현금 없는 사회’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금 없는 사회’란 정보화 사회의 진전으로 지폐나 동전 등 실질적인 현금의 이동이 불필요한 사회 형태를 말한다. 지금 스웨덴을 비롯하여 덴마크, 프랑스, 영국, 스페인, 네덜란드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현금결제를 제한함으로써 ‘현금 없는 사회’를 앞당기고 있다. 프랑스는 1,000유로 이상 경우 현금결제를 제한하고 있으며, 스페인은 2,500유로, 벨기에는 5,000유로 이상의 현금 지급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IT 강국으로 알려진 우리나라도 탈(脫)현금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의 이용실적은 2014년에 비해 8.8% 증가한 반면, 어음과 수표의 이용 실적은 6.5%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많이 사용한 지급수단은 신용카드(39.7%)였고, 현금(36.0%)과 체크·직불카드(14.1%)가 뒤를 이었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최근 ‘지급결제 비전 2020’을 발표했다. 현재 한국은행은 동전 없는 사회의 결제방식으로 충전식 선불카드 등의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거스름돈을 동전으로 받지 않고 모바일뱅킹에 직접 이체하거나 가상계좌와 연계된 선불카드에 충전해 주는 방식이다.

‘현금 없는 사회’가 도래하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우선 소비자들과 상인들이 빠르고 쉽고 안전한 방법으로 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 중앙은행은 지폐나 동전을 발행하고 유지하는데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은행들은 점포 축소 및 인력 절감 등 현금 거래에 수반되는 각종 비용을 감축함으로써 경제시스템의 효율을 증진시킬 수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는 돈의 흐름을 투명화 함으로써 지하경제의 블랙머니를 최대한 줄임으로써 부정부패 방지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금을 노리는 강도나 절도는 물론 탈세와 뇌물 등의 범죄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에 ‘현금 없는 사회’가 가져올 여러 가지 폐해도 예상된다. 전자결제가 늘어나면  개인의 금융거래 내용을 빅브라더(Big Brother)가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가 우려된다. 전자결제에 따른 수수료 부담이 늘어나고, 씀씀이가 헤퍼져 무분별한 소비로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모든 거래가 전자 상에서 이루어짐에 따라 거래 시스템의 오류나 다운, 해커에 의한 사이버 범죄에 대한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결국 ‘현금 없는 사회’는 도래할 것이 분명하다. 정부는 이에 대비하여 ‘현금 없는 사회’가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를 방지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얼굴인식시스템 등 보다 정교한 보안시스템을 개발하여 사이버범죄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자결제에 따른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여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과잉소비가 일어나지 않도록 소비자를 교육하는 일도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신용등급이 낮아 카드 발급이 어려운 사람이나, 노인과 어린이 등 전자결제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보완조치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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