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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실증'에 빠진 대한민국
 
신영조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6/11/09 [14:51]
▲ 신영조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제 18대 박근혜 대통령은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최초의 보수와 진보의 양자대결에서 승리했었다. 75%를 넘어선 높은 투표율은 그 기대를 증폭시켰지만 결국 두터운 보수층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문재인 후보는 패배했다. 50만표 이내에서 당락이 좌우될 것으로 예견했었지만 100만표가 넘는 표차로 싱겁게 승부가 갈렸다. 서울과 호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승리했다.
대통령 선거전에서 승리한 보수의 가치는 '자유', '책임', '정의', '도덕성', '애국심' 등이고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책임'이다. 우리 국민들은 역대 대통령과 동일한 실수를 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랬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실패한 책사(策士)' 최순실의 과욕으로 멀미에 걸렸고 패닉상태에 빠졌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역시 옛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는 것 같아 씁쓰레하다. 우리 국민들 모두가 너무 큰 기대를 한 것이기에 있을 수 없는 현실에 실망감이 크게 다가왔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이고 실망이 크면 그 것이 분노로 변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요즘 들어 한숨을 쉬는 일이 잦다. 사소한 일로 가족에게 짜증을 내고,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치밀어 올라 가슴이 답답하다. 필자도 평소 낮에는 뉴스를 시청하면서 시간을 보냈지만 며칠 전부터 아예 TV도 켜지 않는다. TV에서 반복돼 나오는 '최순실 국정 농단' 보도를 볼 때마다 울화통이 터져서다.


박근혜 대통령은 원칙과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으로 철석같이 믿었고 수십 년간 일관되게 지지했었지만 겨우 이런 모습을 보려고 지지했나 하는 생각이 들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나를 포함한 국민 모두의 기대가 분노와 실망감으로 변한 것은 주지(周知)의 사실이다.
아무 공적 직책도 없는 일개 민간인이 국정을 농단한 초유의 사건이 한국 사회를 강타한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하는 패러디(parody)물도 여러 형태로 쏟아지고 있다. 특히 대학생들은 저항의 전통적 표현양식인 시국선언이나 오래전에 사라진 대자보(大字報)의 등장뿐만 아니라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각종 풍자물을 창안해 SNS를 중심으로 큰 공감대를 얻고 있다.
이밖에 각종 패러디 사진들과 신조어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가장 많이 통용되고 있는 신조어 '순시리(순 Siri)'는 최씨의 이름 순실과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인 Siri를 합성했다. 애플 사용자가 시리에게 물어보듯 대통령이 국정 현안을 최씨에게 물어본다는 조롱이 담겨져 있다. '어이상실'을 대신해 '어이순실'이라는 표현도 나돈다.


또 지난달 31일 최순실씨가 검찰에 출석할 당시 신발 한 짝이 벗겨진 모습을 두고 최씨를 '순데렐라'라고 비꼬는가 하면 '악마는 프라다를 신는다', '프라다가 순실을 벗었다' 등의 패러디 사진들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구글 앱스토어에서는 '순실이 닭 키우기', '최순실의 말 키우기', '슈팅순실' 등 모바일 게임까지 연이어 출시됐다.
최근에는 '순실증'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최순실 일가가 국정 농단을 벌인 것은 물론, 축적 과정이 불명확한 재산이 수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실감과 무력감은 더 커진 것이다.


이 같은 풍자 열풍은 젊은이들 또는 민초들의 적극적이고 유쾌한 저항의 방식이다. 진부한 시국선언보다 날카롭고 기지가 넘치는 풍자가 훨씬 더 사람들의 허탈한 감정을 달래줄 수 있고 공감대 형성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을 믿고 지지했던 사람들은 허탈함을 표출하고, 청년층은 원칙이 무너진 사회를 빗대 '이게 나라냐'라는 울분을 터트린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사회 전체가 '집단 우울증'으로 빠져 자칫 극단적인 방식으로 표출될 수도 있다. 병 주고 약 주는 형국이 될지라도 상처받은 국민에게 위로와 치유가 필요하다. 이는 대한민국 정부와 정치 지도자들의 '무한책임(無限責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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