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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 낳은 ‘가성비’와 ‘가용비’
 
신영조 논설위원ㆍ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7/03/07 [14:35]
▲ 신영조 논설위원ㆍ시사경제 칼럼니스트     © 편집부

 장기 불황에 소비자들은 여전히 지갑을 굳게 닫고 있지만, ‘가성비’가 좋은 제품에는 돈을 내는 데 크게 인색하지 않은 모습이다. 그러다보니 창업시장 역시 가성비를 내세운 분야나 소자본으로 운영할 수 있는 곳은 여전히 인기 종목으로 꼽힌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의 준말로 소비자가 지급한 가격에 비해 제품 성능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큰 효용을 주는지를 나타낸다.
하지만 현명한 알뜰 소비자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지난해까지는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찾던 수요가 급증했던 것에 비해, 올해부터는 이왕이면 대용량 제품을 선택하려는 ‘가용비(가격 대비 용량)’ 중시 추세가 두드러진다.


불황이 만든 가성비는 기본이고 이왕이면 대용량, 즉 ‘가용비(가격 대비 용량)’를 찾는 고객이 늘었다는 이야기다.
요즘 가성비라는 말보다는 가용비라는 말을 많이 쓴다. 같은 값이면 성능보다는 용량, 즉 얼마나 많이 들어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건데 불황 때문에 생겨난 신조어는 다양하다. 소득은 늘지 않고 미래는 불안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돈은 덜 쓰면서도 위안을 찾고 싶은 소비 성향을 반영한 신조어들이다.


적은 돈으로 다양한 제품을 체험하려는 소비자를 ‘호핑족’이라 한다. 호핑족이란 깡총 깡총 옮겨 다닌다는 뜻의 홉(hop)과 쇼핑을 조합한 신조어다. 최저가 제품을 정해진 시간에 구입하는 알뜰 소비자들을 ‘핫딜 노마드족’이라 하고, 냉장고를 완전히 비울 때까지 있는 걸로만 음식을 해 먹는 것을 ‘냉파’, 또 소소한 탕진으로 재미를 느끼는 것은 ‘탕진잼’이라 부른다.


불황이 깊어지면서 가용비(가격대비 용량이 크다는 뜻)를 쫓는 소비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다. ‘대용량’ 이슈로 주목받는 장소로 ‘창고형 할인마트’를 빼놓을 수 없다. 2015년 기준 창고형 할인마트의 매출 규모는 4조 4천630억원으로 2012년에 비해 53%나 증가했다.
불황이 뚜렷한 상황에서 실속을 따지는 것은 가장 대표적이고 현명한 소비 트렌드다. 앞으로도 브랜드, 명품 소비는 주춤하고 가격대비 기능, 용량을 중요시하는 소비 패턴이 이어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최근 금융위기 수준으로 추락한 소비심리를 살려보자는 취지로 정부가 꺼내든 내수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의문을 품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소비 진작 정책은 ‘반짝 효과’를 낼 수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실질 가계소득 증가 없는 내수 활성화 정책은 ‘앙꼬 빠진 찐빵’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소비 흐름이 일시적이 아닌, 영구적으로 안정되기 위해서는 실질 소득의 증가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이번 정책은 실질 소득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일회성’ 처방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재 일자리 증가폭이 둔화되는 등 고용상황이 악화되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실질소득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적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년대비 취업자수는 지난 2014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아껴서 저축하면 집도 장만하고 아이들도 공부시키고 노후도 편안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아니다. 실질금리 마이너스의 초저금리 시대인 오늘, 월급만으로 집 장만하기도 점점 어려워지고, 은퇴 후 노후생활 자금 마련도 고민거리다.
경제의 저성장과 미래의 불확실이 오래되면서 소비침체까지 우려되는 가운데 과거 IMF시절에 확산됐던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고)’운동이 생각난다.
자판기에 동전을 넣으면 바로 물건이 나오지만 경제 활성화는 조치를 취한다고 곧바로 효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눈앞에 보이는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것,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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