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9%대 하락 마감했다.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추진하려고 논의 일정을 조율하고 있지만 공급 과잉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배럴당 9.39%(2.45달러) 내린 23.63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3.57%(1.18달러) 하락한 31.87달러를 나타냈다.
산유국의 감산 합의를 둘러싼 시장의 기대가 크지 않다고 해석된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OPEC 비회원국인 러시아는 감산 규모에 합의하지 못한 채 유가 가격 전쟁을 이어왔다. OPEC은 하루 150만배럴 추가 감산을 원했지만 러시아가 반대해 지난달 합의가 결렬됐다.
사우디는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대응에 나섰다. 국영 석유 회사인 아람코는 3월7일 원유공식판매가격(OSP)을 배럴당 6~8달러 내린다고 발표했다. 하루 980만배럴이던 생산량도 이달부터 1230만배럴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초 50~60달러대를 나타내던 국제유가가 최근 20달러대로 60% 폭락하자 산유국들은 유가 떠받치기에 나섰다. OPEC과 비회원 산유국이 모인 OPEC+는 9일 화상회의를 열어 유가 안정화와 감산 문제를 논의한다.
하지만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감산 합의에 거리를 두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하루 평균 산유량 전망치를 1176만배럴로 제시했다. 이전 전망치(1299만배럴)보다는 낮아졌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 활동이 멈추다시피 해 원유 수요가 급락한 점을 고려하면 하향 조정한 폭이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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