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구 대왕암 교육연수원 부지.     © 울산광역매일

울산 동구 대왕암 공원 내 옛 교육연수원 부지 활용방안을 두고 엇박자가 이어지고 있다. 부지 소유자인 울산시는 이곳에 시립미술관 전시관을 한정 운영할 계획이다. 반면 울산 동구는 한정 운영이 끝나면 주변 해양관광자원과 연계해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개방형 숙박시설을 건설한다는 복안이다. 이런 가운데 울산시의회 쪽에서 해당 부지와 건물을 청소년 관련 시설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열린 울산시의회 제 226회 2차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전영희 시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옛 교육연수원 부지는 지난 2004년 수립된 대왕암공원 조성계획에 따라 청소년 문화관이 들어서야 하지만 올해 말 시립미술관이 개관되면 이와 맞춰 옛 교육연수원 부지에 임시 전시회를 열고 반응이 좋으면 미술관으로 부지 용도도 바꾸겠다는 계획"이라고 지적한 뒤 "옛 교육연수원 부지에 문화체험공간이나 일반 청소년들이 참여 가능한 숙박형 청소년 수련공간을 건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임시회에서도 이와 비슷한 제안을 내 놓은바 있다. 

지역사회에서 대왕암 연수원 부지활용 방안을 두고 갑론을박이 불거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울산시가 지난 7월 이곳에 `제2 미술관`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지역 반대여론이 고조됐다. 특히 울산 동구가 추진하던 관광자원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해 동구 주민들이 이에 크게 반발했다. 낡은 현재 건물을 철거하고 제2 미술관을 신축할 경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데 그럴만한 효용성이 있느냐는 게 주요 반대 이유였다. 또 주변 환경을 고려하면 미술관보다 관광지원화 해야 한다는 게 대체적 여론이었다. 

반대 여론이 이어지자 울산시는 지난해 10월 `한시적 전시관` 활용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내년 1월6일 울산 시립미술관 개관에 맞춰 약 3개월 간 `영상 작품(미디어 아트)` 전시관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거북이` 등 백남준 작품을 이곳에 전시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립 미술관 측이 한시적 운용에 조건을 달고 있어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3개월 간 전시회를 운영한 뒤 `반응이 좋으면` 전시관을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다는 게 시립미술관 측의 입장인데 그럴 경우 동구가 추진하는 관광자원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 진다.

시립미술관 측의 이런 자세에 대해 동구 일각에서 불편한 반응이 그대로 표출된다. 동구 관계자는 "대왕암공원 일원에 설비될 해상 케이블카, 짚 라인 등이 해양관광산업 붐을 제대로 일으키려면 연수원 자리에 개방형 숙박시설이 필수적"이라며 "전시관은 한시적 운용에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울산시가 전시관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선 현재의 낡은 건물을 헐어내고 신축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동구청과의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시관 유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동구의 동의 없이 전시관을 확대 또는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편 전영희 시의원의 연수원 부지 청소년 관련시설 활용 주장과 관련해 내부 소통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임시회에서도 `청소년을 위한 미래 교육관과 청소년 수련원을 접목한 시설 활용`을 제기했었다. 그렇다면 이후 민주당 소속 동구청장과 같은 당 출신 지역 시의원이 이를 소통ㆍ조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전 시의원이 이번에 다시 엇박자를 낸 것은 시의원 개인의 소신을 넘어 양측 소통라인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