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해외 출장을 본격적으로 재개했다. 그동안 입국 후 자가격리 기간에 대한 부담이나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사실상 해외 출장이 어려웠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대부분 해제된 만큼 현지 사업장 등을 점검하며 해외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는 추세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내부적으로 해외 출장 '자제' 지침을 내렸으나 경영상 필수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내부 검토 후 '한정 가능'하도록 변경했다고 4일 밝혔다.

기업들은 내부적으로 방역 지침으로 내세웠던 출장과 회의 제한을 없애고 회식과 대면 회의도 전면 재개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부분적 일상 회복 추진'을 사내에 공지하고 완화된 방역 지침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국내외 출장도 다시 허용하고 있다.

LG는 외교부 지정 코로나 위험국가 외 국내·외 출장을 지난달부터 허용하고 있다. 두산그룹도 사내 교육, 행사, 출장 등 대면 업무 활동 제한을 전면 해제했다.

기업들은 재계 총수를 비롯한 사장단의 해외 출장에 이어 필요시 임직원들도 해외 현장에 보내는 추세다.

한 기업 관계자는 "지난달 거리두기 전면 해제 직전과 직후에는 경영 현안을 챙겨야하는 총수들이 출장을 다녀왔다면 이제는 전반적으로 임직원들이 실무진을 접촉하기 위해 이동하는 경향"이라고 말했다.

경제단체들도 해외와 협력을 통한 미래 먹거리 확보에 적극적이다. 최근 해외 출장에 빗장이 풀리면서 코트라(KOTRA)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양국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코트라는 지난달 하노이에서 미래산업 파트너십 포럼을 비롯해 글로벌 공급망 협의회, 동남아·대양주 무역관장회의 등을 개최했다.

무역협회는 해외 출장이 가속화하자 회원사에게 출국용 코로나19 검사비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무역협회는 해외 비즈니스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실시간 유전자증폭(RT-PCR) 검사, RT-PCR 및 항체검사(중국 출국용), 신속항원검사 등 3가지 검사에 대해 20% 할인을 제공하며 검사 후 5시간 이내에 영어·중국어·일본어 증명서까지 발급해준다.

코로나19 이후 근무 형태가 바뀌면서 해외 출장 빈도가 이전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영국 '여행관리연구소(ITM)'는 최근 글로벌 유력 기업인 1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종식 이후 해외 출장 경향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여행관리연구소에 따르면 각국 기업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온라인 화상 회의 등을 통해 근무를 진행하며 생산성 하락이나 유대 관계 상실 같은 부작용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오히려 출장 빈도가 낮아져 담당 직원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을 줘 직장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국내 기업들도 국경 간 이동이 재개됐으나 비대면 경영을 이어갔던 기간동안 기술력이 향상돼 출장 빈도가 이전보다는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됐던 때보다는 상황이 완화됐으나 비대면 상황 속에서도  줌을 이용한 회의 등을 통해 공급망 점검 등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이전만큼 임직원 출장이 잦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2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해외 출장에 대한 개념도 변화해 오히려 비대면 회의가 증가하고 출장 빈도도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