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겸 울산시장이 20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첫 전기차 전용공장 울산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현대차 미래투자 계획 노사합의’에 대한 환영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생종 기자     © 울산광역매일

울산시가 신설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에 지역청년 채용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 착공되는 전기차 공장에는 2조원이 투입되며 1천500~2천명 가량의 신규인력이 필요하다. 이 중 일부를 지역청년 일자리로 배정하자는 제안이다. 이럴 경우 부수적으로 들어설 협력업체들에 울산시가 부지를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두겸 울산시장이 오는 22일 현대차 정의선 회장과 만나 이와 관련된 제반 사항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시장은 "지역청년 일자리와 협력업체 부지 제공 문제는 1차적으로 오늘(20일) 울산 회사 측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두겸 울산시장이 20일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자동차 전용공장이 울산에 들어서게 돼 자동차 산업의 메카 울산이 새로은 역사를 쓰게 됐다"고 밝혔다. 또 "4년 연속 파업 없이 원만하게 임단협을 타결하고 (합의안을 통해) 이런 대승적 결단을 내려 준 현대차 노사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정으로 34년 만에 울산에 자동차 공장이 신설되고 생산직 신규채용도 10년 만에 재개돼 2천명 이상의 일자리가 새로 관련 기업도 들러설 것"이라며 "울산시는 이 공장을 전진기지로 삼아 울산을 세계적인 미래차 선도도시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최초의 전기차 전용공장이 울산에 차질 없이 건립되도록 행정적인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부지가 부족하면 그린벨트를 해제해서라도 적극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 시장의 이런 그린벨트 해제 언급은 부품업체 유치를 위한 조치로 보인다. 그는 이날 "현 울산 공장에는 전기차공장을 새로 지을 부지가 충분하기 때문에 관련 부품공장 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핵심부품인 배터리를 제조하기 위해 국내 배터리사와 합작으로 울산에 배터리공장 건설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현대 모비스는 지난 2019년 북구 이화산단에 전기차 부품공장을 건설, 현재 가동 중이다. 이화산단에는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부지가 약 8만7천㎥가 남아 있어 현대차의 배터리공장 건립부지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이에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 11일 임단협에서 내년 상반기 생산ㆍ기술직 신규 채용, 2025년까지 전기차 생산 전용 국내 공장 건설, 전문기술인력 배치전환 허용 등에 잠정합의한 바 있다. 그 동안 노조는 조합원 다수를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매년 2천명 이상 퇴직한다는 점을 들어 노동력 확충을 위한 신규채용을 주장해 왔다. 

반면 사측은 강성 노조와 낮은 생산성 때문에 국내공장 신설을 기피했다. 그러나 지난 5월 회사 측이 전기차 전용공장 국내 신설계획을 발표하면서 관련 연구개발 인력 채용을 시사하자 노조는 이에 반대하며 기존 인력 재교육을 통한 인력충원을 주장했다. 이후 노사 양측은 잠정합의안에 이를 병합한 `기존인력 재교육+신규채용` 방식과 국내공장 신설문제를 함께 명기해 문제를 해결했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