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겸 울산시장이 26일 시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울경 특별연합 실익분석 용역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생종 기자     © 울산광역매일

민선 7기 울산ㆍ부산ㆍ경남 등 3개 광역지자체가 추진해 온 부울경 특별연합(메가시티) 구성에 대해 울산시가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울산에 실익이 없는 현 상황에서 재정과 인력을 투입해 봤자 실질적 효과가 나오기 어렵다는 게 주요 이유다. 특별연합이 실질적 성과를 내긴 위해선 명확한 특별법 제정과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사업지원 선행, 지자체의 권한 확대ㆍ재정지원이 제도적으로 담보돼야 한다는 게 울산시의 입장이다. 대신 같은 생활ㆍ문화권인 경주, 포항과  해오름동맹 구성을 재추진할 것임을 시사해 주목된다, 해오름 동맹은 민선 6기 김기현 市政 당시 구체화됐으나 이후 민선 7기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넘겨받은 후 흐지부지됐다. 

울산시 서남교 기획실장이 26일 울산시청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통해 "울부경 특별연합의 필요성은 깊이 공감하지만 울산의 실질적 이익은 반드시 챙겨야 한다"며 "정부가 먼저 적극적으로 사업을 지원하고 울부경의 권한 확대와 재정지원이 제도적으로 담보될 때까지 특별연합 참여를 잠정중단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울산시가 요구한 내용들이 실체화되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이는 사실상 중단을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울산시는 울산연구원이 수행한 부울경 특별연합 실익 분석과 수혜 확대 방안도 발표했다. 내용은 연합체 대상인 부산, 경남과의 우위 비교에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지난 10여 년간 29세 이하에서 부산으로의 순 이동이 가장 많았다. 이는 부산에 비해 울산의 교육기반과 청년층 선호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산업구도에선 울산의 경우, 제조업 중심 중화학공업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 반면 부산은 고부가 지식서비스산업 부문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울부경 연합체가 구성될 경우, 주로 젊은 층이 종사하는 지식서비스산업 분야에서 울산 청년인구가 부산 쪽으로 빠져 나갈 개연성도 있다고 한다. 

울산이 관광기반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관광객의 순유입도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관광객 수에서 경남이 울산의 7.4배이고 부산은 1.6배 정도다. 따라서 관광기반이 부족할 경우, 오히려 부산, 경남 쪽으로 관광객이 빨려나가는 이른 바 `빨대효과`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브리핑 이후 취재진과 가진 질의 응답에서 김두겸 울산시장은 같은 날 경남이 제시한 행정력 통합에 대해 "울산이 광역시로 독립한지 이제 겨우 25년 됐는데 행정 통합은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별연합 구성과 관련해 부산시가 지속적으로 대화를 요청해 오고 있는 것에 대해선 "조만간 광역단체장들이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면서도 "실익 보장이 우선돼야 한다"고 못 박았다. 

해오름동맹 추진 정도에는 "우리가 울부경 연합체에 우려감을 가지듯이 경주, 포항은 울산 중심 체제를 경계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시간을 가지고 상대 도시들이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주, 포항 쪽과의 물밑접촉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 시장은 "태풍 복구지원을 계기로 경주ㆍ포항 시장과 통화했으며 이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 소통했다"고 밝혔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