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를 이미 냈음에도 입주권 매입 당시의 프리미엄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5년 전 취득세를 또다시 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이에 따라 소급해 세금을 내야 하는 납세자들의 저항이 예상된다. 지자체는 지방세 관할 부처인 행정안전부의 유권해석 부재로 빚어진 문제라며 소급 추징을 막기 위해 나섰다.

19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1일 열린 부산시 구청장ㆍ군수협의회(구군수협의회)에서 재개발 승계조합 프리미엄 취득세 소급추징을 배제하도록 행안부에 요청하는 안건이 상정, 가결됐다. 이번 사태는 지방세 관할 부처인 행안부가 지난해 8월 "재개발 승계조합원의 아파트 취득 시 프리미엄을 과세표준에 포함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제척기간인 5년 내 과소신고분은 소급 추징해야 한다"고 밝히며 초래됐다.

승계조합원은 재개발 사업시행인가 이후 조합원으로부터 `입주권`을 산 사람을 가리킨다. 이들은 입주권을 취득할 때와 준공 때 두 번에 걸쳐 취득세를 낸다. 현재 논란이 되는 것은 두 번째의 경우다.

부산을 포함한 서울ㆍ경기ㆍ충남 등 일부 지자체는 그간 행안부의 2010년 유권해석을 근거로 프리미엄을 제외하고 과표 기준을 정하고 있다.

당시 행안부는 재개발사업 완료 후 승계조합원이 취득한 부동산 초과액을 산정하는 기준에 대해 "법인 장부 가액(프리미엄 배제)에서 종전 토지 가액을 공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부산은 사인 간 거래로 법인 장부에 나와 있지 않은 프리미엄을 제외하고 과표를 산정해 왔다.

하지만 이후에도 프리미엄 과세 여부를 두고 지자체 간 혼선이 생기자 행안부는 2015년에도 유권해석을 내렸다. 행안부는 "분양권을 전매 받아 취득할 경우 프리미엄은 과세 대상이다"고 공표했고, 분양권과 입주권을 다르게 보는 과세 관행상 일부 지자체들은 행안부가 `분양권`에 대한 프리미엄만 언급했으니 `입주권`에 대한 프리미엄은 해당하지 않는다며 계속해서 과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행안부는 또다시 내놓은 유권해석에서 입주권에 대한 프리미엄은 과세 대상이며, 최근 5년간 신고되지 않은 과소신고분은 추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는 그간 행안부의 유권해석이 부실했고, 과세를 이미 납부한 납세자들을 대상으로 소급 추징하는 것은 과세 행정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시는 또 고금리, 경기 불황 등으로 인한 서민경제가 어려운 시점에서 소급 추징이 적용된다면 대규모 조세 저항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구군수협의회에서 이 안건을 제안한 동래구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제척기간에 해당하는 2019~2023년 준공된 부산 내 재개발 아파트는 총 38단지로 4만9242세대에 달한다. 동래구는 관내 승계조합원을 약 1290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현재 부산 내 전체 승계조합원과 과세추징금액 규모는 집계되지 않은 상태다.

시는 행안부의 유권해석이 내려진 지난해 8월 22일 이후 건부터 해당 해석을 적용해야 하며, 소급추징은 제외할 것을 건의할 예정이다. 서울시도 지난해 12월 같은 의견을 행안부에 전달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요청이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다. 시 기획조정실 세정운영 담당자는 "행안부는 오래전부터 일관되게 프리미엄에 대한 과세를 하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요청이 받아들여질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올해 총선도 있기 때문에 총선 이후인 5월 정도는 돼야 행안부의 심사도 마무리되고, 관련 사항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상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