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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흐르는 아침> 다시, 봄의 환대
 
문현미 시인   기사입력  2024/03/27 [16:45]

매운 바람의 칼날에 베이고

몰아치는 눈보라의 습격에 쓰러지고

잔뜩 긴장한 영하의 돌부리에 넘어져도

 

부디 쓰러지지 마라

 

순백의 매화 꽃물 번지는

하늘, 가없이 드넓은 주렴 아래에서

 

다시 얼음장을 깨트리는

시퍼런 팔뚝의 힘으로 

 

유빙 사이로 

번쩍- 치솟는 숭어의

빛나는 지느러미, 그 경쾌한 몸짓으로

 

툭툭 털고 일어서라

 

겨울이 끝나면 기어이 돌아올 

저 찬란한 봄의 환대를 

 

동백의 붉은 심장으로 맞이하자

야생의 설렘으로 처음인 듯 맞이하자

 


 

 

▲ 문현미 시인  © 울산광역매일

<시작노트>

 

 바야흐로 봄이 오는 소리를 듣는다. 아니 봄의 한가운데 있다. 눈부신 약동이 한창인 지금, 생동하는 기운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다. 보라, 흙을 뚫고 나온 새싹들 소곤거리는 연둣빛 소리를. 묵묵히 겨울을 견딘 졸가리에 새순들 돋아나는 모습은 또 어떠한가. 생명이 움트는 계절이다. 창작의 씨앗도 덩달아 피어나는 시간이다. 움직이는 몸짓들이 활기차다. 바깥은 경쾌하게 붐비는데 일상에 붙들려 사는 삶이다. 맑고 푸르른 하늘 한 번 바라보자. 멈추었을 때 돌아볼 수 있고, 비로소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으리니.

 

 

문현미

 

1998년<시와 시학>으로 등단. 부산대학교 국어교육학과 졸업. 

독일 아헨대학교 문학박사, 독일 본대학교 교수 역임.

시집『가산리 희망발전소로 오세요』,『아버지의 만물상 트럭』 

『깊고 푸른 섬』,『사랑이 돌아오는 시간』,『바람의 뼈로 현을 켜다』  

칼럼집 『시를 사랑하는 동안 별은 빛나고』등. 

역서『라이너 마리아 릴케 문학선집』(1-4권)

안톤 슈낙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등.

박인환문학상, 난설헌시문학상, 풀꽃문학상 등 수상.

역서『라이너 마리아 릴케 문학선집 1-4권』,『말테의 수기』,

안톤 슈낙『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등. 

현재 백석대학교 교수 및 백석문화예술관장(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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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3/27 [16:45]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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