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울산에 세 차례에 걸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가운데 울산시가 제설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시내버스 운행의 시민 이용불편 최소화를 위해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 나타나고 있는 이상기후가 과거 발생한 연도·시기·장소별 통계적 추이에 따른 기상예보 의미가 사라지고 있고 장소와 시기, 수량을 가리지 않는 이변을 낳고 있는데 따른 조치다.

 오동호 행정부시장은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올들어 세 차례(1월3일, 2월12일, 2월14일)에 걸쳐 많은 눈이 내렸다”며 “이에 따라 앞으로 제설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시내버스 이용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의 과거 10년간 겨울철 강설 일수 및 양을 보면 연평균 1~2회 5㎝정도의 적설량을 보였으나 14일 적설량은 기상관측 이래 최고인 평균 21.4㎝(울주군 상북면 산간지역 23㎝)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 폭설량은 2005년 3월5일 12.7㎝였다.

 시는 이번 폭설 때 제설기 등 총 171대의 장비(염화칼슘 160t·모래 65㎥)와 공무원 5천100명을 동원, 신속한 제설작업을 벌여 피해를 최소화했다.

 하지만 광대한 지역과 넓은 도로(폭 20m 이상 450㎞)에 걸친 제설작업이 공무원 위주와 관이 보유한 장비에만 의존해 이뤄진데다 수작업 제설자재 보충 등 비효율적으로 제설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분석됐다.

 도로 제설작업 지연 탓에 시민의 발인 시내버스가 스노우타이어를 장착하고도 운행시간이 평소보다 1.5~2배 이상 늦어지고 부분적인 교통통제 구간에 갇혀 제대로 운행되지 못함으로써 미운행지역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자율제설작업반 운영

 시는 제설대책의 경우 새로운 기후변화에 대비한 제설매뉴얼을 근본적으로 보완하는 등 행정대비 추진체계를 재확립키로 했다.

 아울러 시설장비 현대화 및 민간장비 활용체계를 구축하고 공무원 위주에서 의용소방대, 공수특전동지회, 지역 자율방재단 등이 참여하는 가칭 '민간 자율제설작업반'을 구성, 작업 효율성을 도모한다.

 특히 대설기간 동안 차고지 출발 이후 도로상에서 실제 운행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체계 미흡 등 시내버스 운영상의 문제점이 드러남에 따라 대중교통 불편 해소를 위한 체계적인 대책을 강구한다.

 이를 위해 현재 차고지에서 첫차부터 출발만 공무원이 점검하는 방법을 강화, 시내 주요지점마다 공무원과 버스운송사업조합, 업체 관계자를 배치시켜 운행여건을 파악, 제설작업과 연계지어 관리감독을 강화키로 했다.

 교통통제 구간 발생에 대비해 각 3곳의 공영차고지에 비치된 예비차량(32대)을 미운행지역에 우선 투입하는 매뉴얼 체계를 작성하며 동절기에는 스노우타이어를 장착하고 강설 때는 스노우체인 장착(강설량 7㎝이상)을 의무화한다.

  제설 이후 노면결빙 때에는 해당 제설기관과 협의해 경사가 높은 지점에 우선적으로 염화칼슘과 모래를 집중 살포, 운행 여건을 향상시키로 했다.

■시민과 함께하는 재난대비 체계 구축

 시는 눈이 자주오지 않던 시절에 만들어진 제설 관련 매뉴얼을 기후변화에 대응한 체계적인 제설대책 매뉴얼로 갱신, 수준 높은 행정을 실현하기 위해 공무원, 교수 등 전문가로 구성된 T/F팀을 구성, 세부대책을 조속히 수립키로 했다.

 올들어 세 차례 대설에 따른 제설 작업 때 공무원 능력으로는 한계가 있어 언론을 통한 내집 앞 눈치우기 등 시민 협조를 요청했으나 실적이 미흡하다고 판단, 재난피해 최소화를 위한 적극적인 시민참여 유도방안을 짜기로 했다. 

 

▲16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오동호 행정부시장이 울산시 제설 대책방안등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