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혼자 있어야 하는 방학은 차라리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울산 남구에 사는 김동민(12·가명)군은 여름방학이 시작됐지만 친구들과 달리 PC방에 가거나 길거리를 배회하며 하루의 대부분을 혼자 보내고 있다.
 
이혼한 일용직 노동자 아버지와 중학생 누나와 함께 살고 있지만 가정형편상 학원에 갈 엄두를 낼 수도 없고 집에 있어봤자 혼자 지내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운영 중인 방학 특기적성 교육도 일주일에 3차례씩 오전 9시부터 2시간만 운영돼 학교에서 보낼 시간도 그리 많은 편은 아니어서 학원에 다니는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도 없다.

더욱이 휴가철이 본격화되고 학원 등에서 운영하는 여름방학 캠프 등이 문을 열면서 몇명 되지도 않은 친구들마저 만날 수 없게 됐다.

이와 함께 울산지역 각 지자체는 하루 한끼의 급식비(1끼당 3500원)가 지원되고 있지만, 고물가로 인해 자칫 급식이 부실해 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방학만 시작되면 혼자 시간을 보내게 된다는 김군은 “차라리 방학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푸념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이은지(11·가명)양도 김군처럼 방학이 빨리 끝나기만 바라고 있다. 지난해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식당 주방일을 해 가족을 부양하는 엄마 대신 3살 어린 여동생을 온종일 돌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양은 요즘 집에서 동생과 TV를 보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며 외출이라고는 매주 일요일 동생과 교회 가는 것이 전부다.
 
이처럼 저소득층 아이들이 방학철을 맞으면서 나홀로 시간을 보내는 등 방치되고 있다.

대다수가 편부·편모 및 맞벌이 가정 출신으로 이들을 돌봐줄 부모가 집에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울산지역 저소득층 세대에게 지원되는 급식도 소홀하다.
 
울산지역 각 지자체는 하루 한끼의 급식비(1끼당 3500원)가 지원되고 있지만, 고물가로 인해 자칫 급식이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자원봉사자들이 급식 수혜자들이 골고루 혜택을 받도록 지원하고 있지만, 급식 상품권을 일부 세대 부모들이 착복해 아이들이 밥을 굶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식권으로 지정한 식당을 직접 방문하거나 배달도 시킬 순 있지만, 음식점에서는 3500원의 비용을 받고 배달하기를 꺼려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내에서 단체급식도 고물가로 부실이 우려된다.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워낙 물가가 올라 단체급식을 하는데 다소 무리가 따른다”며 “방학 중에는 기업체의 지원이 거의 없어 겨우 운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자칫 저소득층 세대 어린학생들의 방학급식에 당국의 충분한 대책이 요구된다.
 
현재 중구지역 급식 수혜학생은 2081명, 남구 2219명이다. 동구는 1443명, 북구는 1200명, 울주군은 2211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은 식권으로 지정한 식당(51곳)을 직접 방문해 급식을 하기도 하고 배달도 시킨다.

음식점에서는 3500원의 비용을 받고 배달할 수 있지만 쉽지 않지만, 지역사회를 위해 기꺼이 나서겠다는 음식점이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방학 중 지역아동센터가 운영되고는 있지만 정원이 정해져 있어 이를 모두 수용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한 센터 관계자는 “방학 들어 센터이용문의가 급증하고 있으나 예산 관계상 희망자 전체를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저소득층 자녀가 방학 중에도 이용할 수 있게 방과후 학교 외에도 돌봄교실 등을 활성화하도록 일선학교에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상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