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조홍제 교수(건설환경공학부)는 8일 "반구대 암각화 영구보존을 위해선 울산시의 유로변경안이 최적안"이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울산시수돗물평가위원회(위원장 이죽련) 주관으로 8일 의사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1차 심포지엄에서 '수자원 확보와 연계된 암각화 보존방안'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암각화가 소재한 사연댐 수문설치를 위한 수위조절(60→52m)을 해도 풍수기에 암각화 침수는 막을 수 없고 오히려 홍수 때 암각화 주변에 빠른 유속이 형성돼 암각화 훼손이 가중되므로 암각화 보존 방안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울산시의 귀중한 식수만 버린다"고 지적했다.
울산시가 제안한 유로변경안(물길을 돌리는 방안)이 암각화를 물에서 완전히 차단할 수 있어 완벽한 암각화 보존은 물론 식수도 보존할 수 있으므로 수문설치안은 폐기돼야 한다는 것.
조 교수는 국토해양부의 수위조절안 문제점으로 암각화 부근까지 물 모세관현상에 의한 침투와 홍수시 빠른 유속 및 수위증가로 세굴(침식) 가능성, 태화강 홍수피해 가중, 물 부족(6만t/일)을 내세웠다.
유로변경안은 암각화 주변 자연상태를 유지하고 암각화 보존 및 물 확보 가능, 저수지에 의한 홍수조절 가능한 대신 단점으로는 주변경관 변화를 꼽았다.
울산시는 암각화 보존을 위해 암각화 상·하류에 제방을 만들어 유로를 바꾸는 방안과 대곡천 및 반곡천에 제방을 설치, 물길을 돌리는 터널형 유료변경 1·2안을 제시해 놓고 있다.
그러나 반구대 암각화 보존대책위원회 등 관련 학계는 "유로변경안은 문화유산과 환경을 파괴하는 일"이라고 맞서고 있다.
울산시는 장래 생활용수 확보(2020년 용수수요량 38만6000㎥/일 확보)와 반구대 암각화 보존문제를 함께 추진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어서 당장 해결이 쉽잖다.
반구대 암각화가 발견(1971년 동국대 문명대 교수)되기 전인 1965년 사연댐이 축조됐고 1995년 국보(제285호)로 지정됐다. 매년 8월개월 가량 침수, 동결융해, 세굴 등 풍화가 지속되고 있어 하루빨리 물속에서 건져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한편 이 자리서 이상목 울산암각화 박물관장은 '인류 문화유산으로서의 반구대 암각화 가치' 주제발표를 통해 "반구대 암각화가 알려지기 전까지는 인간이 고래를 사냥한 시기가 기원 후 10~11세기로 추정되고 있었으나 암각화에 새겨진 사냥과 어로 도구 등을 울산 황성동의 작살 박힌 고래 뼈 유적 연대와 비교할 때 암각화는 신석기 전기에서 중기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반구대 암각화는 인류 최초의 포경유적이자 북태평양 연안의 해양어로 문화의 첫 페이지를 차지하는 진정한 인류문화 유산으로 대접받게 됐다고 했다.
울산시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암각화 보존대책에 반영한다. 김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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