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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회>우선순위
 
하송 시인   기사입력  2016/08/23 [15:38]

며칠 전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서 화재 사건이 있었습니다. 보도에 의하면 강아지가 8개월 된 여자아이를 구한 후 숨졌다는 것입니다. 아이의 엄마는 외출에서 돌아와 차에서 내렸을 때 집에 불이 난 것을 발견하고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2층엔 강아지와 아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소방차가 도착해서 불을 끈 후 방으로 들어가 보니, 강아지가 아기 몸을 감싸 아기를 살리고 숨져있었습니다. 아기는 다행히도 작은 화상만 입었고 목숨을 건졌습니다. 강아지는 도망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아기를 지켰던 것입니다.


오수에서는 올해 32회 오수의견제(獒樹義犬祭, Uigyon Festival) 가 열렸습니다. 충견의 넋을 기리기 위해 열리는 축제입니다.

 

고려 시대의 문인 최자崔滋가 1230년에 쓴 ‘보한집補閑集’에 의하면 거령현 (오늘날의 전라북도 임실군 지사면 영천리)에 살던 김개인金蓋仁이라는 사람은 충직하고 총명한 개를 기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이웃 마을 잔치 집에 다녀오던 김개인이 술에 취해 풀밭에 잠들었습니다. 때마침 들불이 일어나 불이 번졌습니다. 불이 번져오는데도 주인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개가 근처 개울에 뛰어들어 몸을 적신 다음 타오르는 불 위를 뒹굴어 불을 끄기 시작했습니다. 주인은 목숨을 구했으나 개는 죽고 말았습니다.


김개인은 개가 자신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음을 알고, 무척 슬퍼했습니다. 개의 주검을 묻어주고 애도의 뜻으로 자신의 지팡이를 꽂았는데 이 지팡이에서 잎이 돋았다고 합니다. 훗날 ‘개 오獒’와 ‘나무 수樹’를 합하여 ‘오수獒樹’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취재팀이 미국 뉴욕에서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미국 뉴욕 워싱턴스퀘어공원에 6살짜리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와 개 한 마리를 동시에 방치한 채 사람들의 반응을 살폈습니다.


실험참가자(남자아이, 여자아이, 고양이, 개) 중 가장 먼저 도움의 손길을 받은 실험참가자는 여자아이였습니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는 보호자 없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자아이는 실험을 시작한 지 3분 만에 여성 행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남자아이는 “도와주세요.” 라는 말에도 한동안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두 번째로 도움의 손길을 받은 것은 개였습니다. 실험 시작 후 4분 36초 만이었고, 세 번째로 공원 벤치 위에 목줄이 묶인 채 앉아있던 고양이가 10분 17초 만에 여성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가장 늦게까지 도움의 손길을 받지 못한 실험참가자는 6살 남자아이였습니다. 어린 아이가 공원에 혼자 있는데, 45분 동안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어려서 자란 시골 마당에는 집집마다 개를 몇 마리씩 키우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일 친숙한 동물로 개를 꼽을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꼬리를 흔들며 제일 먼저 반가워했습니다. 담장과 대문이 없는 시골 마을을 지키는 역할도 훌륭하게 해내면서 주인에게는 충직했기에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요즘 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처우가 획기적으로 좋아졌습니다. 언젠가부터 반려견伴侶犬이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됩니다. 伴(짝반), 侶(짝려)인 伴侶(반려)는 생각이나 행동을 함께 하는 짝이나 동무 또는 둘이 서로 어울려 한 벌이나 한 쌍을 이룬다는 것 입니다. 개와 인간이 짝이 되고 동무가 된다는 뜻입니다.


애완견을 기르는 지인이 몇 명 있습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자주 이야기 합니다. 스마트폰 속에 저장된 애완견의 동영상 재롱을 보여주며 무척 행복해합니다. 처음 키우게 된 계기는 아이들이 원해서 기르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학교에서 가족에 대해서 발표할 때보면 학생들이 애완견을 스스럼없이 동생이라고 소개를 합니다.


앞의 예처럼 사람과 개는 오래전부터 서로 도우면서 살아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사람이 우선이어야 하겠습니다. 갈수록 반려견의 비중이 커지는 시점에서, 6살 남자아이가 동물보다 훨씬 늦은 시간에 도움을 받은 실험 결과는, 우리에게 깊이 생각할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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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8/23 [15:38]   ⓒ 울산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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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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