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회>필요하지 않은 것
 
하송 시인
 

 굳이 필요하지 않은 것을 사자성어로 불요불급(不要不急)이라고 합니다. 필요(必要)하지도 않고 급(急)하지도 않다는 뜻입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우리 몸은 각 장기의 상호 작용을 통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진화의 과정에서 우리 몸에서 쓸모가 없어진 장기가 있습니다. 우리 몸에서 전혀 쓸모없는 부위가 12곳이라고, 해외 매체인 인디 100이 최근 다룬 내용입니다. 그 12곳은 바로 사랑니, 귀 근육, 편도선, 맹장, 다윈 포인트, 남성의 유두, 반월추벽(눈 가장자리 눈물길 옆에 있는 붉은색 살), 꼬리뼈, 부비강, 체모, 쓸개, 털세움근(소위 ‘닭살’을 만드는 근육)입니다.


이 중에서도 우리 몸에 필요하지 않다고 알려진 대표적인 장기로 맹장을 들 수 있습니다. 기능이 뚜렷하지 않은 채 골칫거리로만 몰린 탓에 맹장이 진화 때 사라지지 않은 이유와 존재하고 있는 자체가 미스터리로 인식되곤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맹장이 유익한 박테리아의 은신처로써, 어떤 이유로던지 맹장을 제거 한 사람들의 질병의 회복속도가 늦다고 발표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급성 맹장염으로 수술을 하는 환자를 적지 않게 보아왔습니다. 더군다나 맹장염인지 모르고 지내다가 복막염으로 발전되어 생명을 잃은 경우까지도 간혹 있었습니다.


맹장염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의사들은 맹장 입구가 막혀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봅니다. 평균 성인 맹장의 길이는 5∼10㎝ 정도이며, 지름은 6∼8㎜ 수준입니다. 또한 사람을 비롯한 영장류나 토끼와 같은 일부 동물은 맹장을 갖고 있지만 개나 고양이 등은 맹장이 없습니다.
오래 전 보건진료소장으로 근무 할 때입니다. 인근에 초등학교가 있었는데, 어느 날 선생님이 복통을 호소하는 6학년 여학생을 데리고 왔습니다. 진찰을 해본 결과 흔히 사람들이 맹장염이라고 부르는 충수염(appendicitis)이 의심되었습니다. 부모님께 연락해서 함께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병원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받은 결과 충수염(appendicitis)으로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은 결과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이렇게 문제만 일으키며 인체 장기 중에서 전혀 쓸모가 없는 기관으로 여겨졌던 맹장의 연결 부분인 충수(appendix)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새로운 연구결과 밝혀졌습니다. 데일리메일 매체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대학 연구팀이 인체 내 맹장과 충수가 적절하게 제 기능을 담당하며 장에 유익한 박테리아를 저장하는 주요한 역할을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충수(막창자꼬리)는 오랫동안 가늘고 좁은 주머니 모양으로 염증과 탈장을 일으켜 맹장염의 원인이므로 제거해야 할 기관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심지어 한동안은 태어나자마자 신생아의 맹장을 무조건 제거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우리 몸에 전혀 필요 없는 맹장을 미리 제거한다는 의미였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충수가 인체에 유익한 박테리아의 성장을 도와주게끔 림프조직을 좀 더 발달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쥐와 원숭이를 포함해 500개 이상의 포유류는 충수를 갖고 있고 대부분 소화계통의 일부분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왜 인간이 맹장의 충수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 명백한 학술적 설명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인류가 진화를 해 왔듯이 인체 내 맹장의 충수도 적응을 계속해 오는 가운데 쓸모없는 부분으로 남게 되었다고 믿어왔습니다.
2017년 1월 12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 미드웨스턴대의 연구 결과, 맹장이 우리 몸에 유익한 박테리아의 저장고 역할을 해서 면역체계 유지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특히 맹장이 있는 동물은 내장 내 림프 조직의 밀도가 높았는데, 이는 면역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 림프 조직은 몸에 이로운 영향을 끼치는 종류의 박테리아가 자라도록 자극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동안 편도선이 우리 몸에 필요가 없다고 해서, 아프지도 않은데 멀쩡한 편도선 수술(tonsillectomy) 이 유행한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우리 몸에서 필요 없다고 생각해오던 기관이 꼭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내일을 생각하지 못하고 근시안적으로 오늘, 당장, 지금, 눈앞만 보고 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나에게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쉽게 버려지는 것은 없는지 주위를 둘러봐야 하겠습니다.


 
기사입력: 2017/01/17 [16:06]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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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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