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선거공약을 경계한다
 
이창형 논설위원·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 이창형 논설위원·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포퓰리즘(populism)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면에서 본래의 목적보다는 오로지 대중의 인기를 얻을 목적으로 국민들을 호도(糊塗)하는 정치 행태를 말한다. 선거에서의 표를 의식해 경제논리에 반하는 선심성 정책을 추구하는 것이 대표적인 ‘포퓰리즘’이다. ‘포퓰리즘’은 기회주의(機會主義)의 한 형태로서 선거를 치를 때 유권자들에게 비합리적이거나, 비현실적인 선심성 정책을 남발한다. 이러한 선거공약은 구체성과 현실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선거 후 결국 폐기되거나, 설사 실현된다고 하더라도 많은 부작용을 야기하게 된다. 심지어 어떤 선심성 선거공약은 자유민주주의 및 시장경제체제를 무너뜨리는 위험성까지 내포하고 있어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최근 ‘대통령 탄핵정국’을 이용하여 아직 대선 일정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일부 정치인들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신문지상이나 방송보도를 통해 흘러나오는 선심성 경제공약의 내용을 보면, 개벌개혁, 조세개혁,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처우 개선, 근로시간 단축, 군복무기간 단축 등이 대표적인 사안들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사회정의를 구현하고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공약들이어서 쉽게 공감이 가고 귀가 솔깃해지는 내용들이다. 그러나 그러한 공약의 세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재벌개혁’에 관한 공약은 경제력의 집중을 방지하기 위하여 재벌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세금감면 혜택을 폐지하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재벌의 범죄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을 세워 중대한 범죄자는 시장에서 퇴출하고, 대통령의 사면권도 제한하겠다고 한다. 재벌기업의 투명한 경영구조를 확립하기 위하여 ‘금산분리(金産分離) 원칙’을 강화하고, ‘노동자 추천 이사제’를 도입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공약 하나하나를 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정책 방향에서 보면 큰 마찰을 빚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장기불황에 직면해 있고, 수출경쟁력은 추락 직전에 놓여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정책의 우선은 기업규제를 줄여 투자를 늘리고, 생산 활동을 촉진하는데 집중해야 하며,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수출을 증대하는 일에도 힘써야 한다. 그런데 선심성 공약은 오히려 기업에 대한 규제를 늘리고, 기업 활동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 중에서 경쟁력이 가장 취약한 금융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일이 시급한데도 불구하고 이를 등한시하고 있는 점도 매우 수긍하기 어려운 발상이다. 또한 그렇지 않아도 노조의 과도한 경영권 개입으로 기업 경영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자 추천 이사제’의 도입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우려된다.    


실업자 구제를 위한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공공부문의 채용을 확대하고, 근로시간 단축 및 군복무기간을 축소하겠다는 공약도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싸해 보이지만, 일시적이고 한시적인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으로 실업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다. 오히려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재정수지 악화, 기업의 인건비 상승, 군사력 약화 등의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우려된다. ‘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투자 확대와 생산 활동의 증대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공공부문의 채용 확대는 민간 기업으로의 우수 인력 유입을 줄임으로써 국가 전체의 인력 수급을 왜곡시킬 위험성이 크다. 그리고 ‘근로시간 단축’은 근로자들이 줄어드는 시간만큼 임금 하락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기업의 인건비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다. 


조세개혁 방안으로는 간접세를 인하하는 대신 직접세를 늘리고, 소득세와 법인세를 인상하여 재벌과 고소득자들의 조세부담을 늘리겠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세금을 차등적으로 걷어서 공평하게 쓰겠다’는 것이다. 이는 ‘공평하게 걷어서 차등적으로 쓴다’는 공평과세(公平課稅)의 원칙에 크게 어긋난다. 조세부담은 모든 국민에게 공평하게 지워져야 조세저항을 줄일 수 있다. 물론 여기서 ‘조세부담이 공평하다’는 것은 모든 국민이 똑같은 금액의 세금을 내야한다는 것은 아니다. 과세의 공평은 ‘수평적 공평’과 ‘수직적 공평’으로 구분된다. ‘수평적 공평’이란 소득의 종류가 다른 동일한 소득수준의 국민들 간에 세금부담이 공평해야 한다는 것이고, ‘수직적 공평’이란 서로 다른 소득수준의 국민들 간에 세금부담이 공평하게 배분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기사입력: 2017/02/13 [14:24]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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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형 수필가 겸 칼럼니스트
「문학저널」 신인문학상(수필부문)을 통해 문단에 등단

현재 문학저널 문인회 수필분과위원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표암문학 회원
사회복지법인 「서울성만원」 경영인
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사회복지사, 관광통역안내사

< 주요 경력 >
한국은행 외환조사실장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평화통일자문회의 외교안보분과 상임위원 등 역임

< 저서 >
이창형 교수의 울산경제 산책 (칼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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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실무대사전 (공동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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