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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보복, 수출다변화 기회로 활용해야
 
이창형 논설위원·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기사입력  2017/03/13 [13:53]
▲ 이창형 논설위원·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사드(THAAD) 배치가 본격화되면서 중국은 한국에 대해 강경한 경제보복 조치를 취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롯데마트 중국매장에 대해 영업정지 조치를 내린데 이어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등 롯데그룹 계열사 10여 곳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선양의 ‘롯데타운 프로젝트’ 공사를 중단시켰다. 또한 정부기관이 직접 나서서 한국 여행상품 판매를 중단시키고, 비공식적으로 한국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중국 매출 비중이 높거나 주요 부품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국내 기업들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북한은 최근 북극성 2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말레이시아에서 북한 김정남을 독살한데 이어 탄도미사일 4발을 동시 다발적으로 발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무이(唯一無二)한 방법이 아닐 수 없다. 사드 배치가 북한의 핵 위협에 대비한 한·미 연합 방위 차원의 자위적 방어시스템 구축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중국이 이처럼 경제보복을 강행하고 있는 것은 근린국(近隣國)의 안보를 유린하고 국제평화주의를 부정하는 오만방자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은 한국에 대해 경제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 아니라, 핵무장을 서두르고 있는 북한에 대해 경제제재 조치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국내 정치권 일부에서는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가 우리 경제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사드 배치를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러한 주장은 국가안보 차원에서 매우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의 안위와 생존권이 걸린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경제적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경제적 이익을 취하기 위해 국가안보를 포기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국가안보를 위해서는 중국의 경제보복에 대해 의연하고 현명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한·중 경제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의 경제보복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만큼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우선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는 한국 화장품 등 소비재 수입, 유커(遊客·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관광, 드라마나 예능 등 한류문화 수입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 분야가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다. 중국인들이 정치적, 외교적인 외부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있으나,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개인주의 성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중국정부의 이러한 경제보복이 제대로 먹혀들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또한 중국은 홍콩의 '반(反)중국'시위 사태, 중·일간의 외교적 갈등 등 여타국과도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느끼는 반한(反韓) 감정이 생각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중국의 무역구조가 한국으로부터 중간재를 수입한 후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형태여서 중국의 경제보복이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대중(對中) 수출의 70~90%는 중간재와 자본재 수출이며, 이중 상당 부분이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수입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은 오히려 자국 경제에 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수는 약 3천500여개로 그중 40% 정도가 중국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구조를 감안할 때 사드 경제보복은 중국의 소비지출, 투자 및 고용 감소를 초래함으로써 자국 경제에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더 크다. 


2012년 9월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센카쿠열도 국유화를 선언하면서 중국은 일본에 대해 경제보복을 단행하였고, 그 해 일본의 대중(對中) 수출은 전년 대비 10.8%나 줄어들어 경제적으로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당시 일본 기업은 신규 판로와 생산지 개척 등을 통해 오히려 수출시장의 다변화를 추진하는데 성공하였다. 중국은 현재 국책사업으로 ‘제조업 2025’와 ‘인터넷+’정책의 일환으로 자국에서 중간재를 조달하는 소위 홍색 공급 망(Red Supply Chain)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도 이번 기회에 일본의 경험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중국에 대한 과도한 수출 의존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이번 사태가 단기적으로는 국내경제에 어려움을 안겨 주겠지만,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재정립하고 우리의 수출전략을 다시 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위기(危機)는 바로 기회(機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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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형 수필가 겸 칼럼니스트
「문학저널」 신인문학상(수필부문)을 통해 문단에 등단

현재 문학저널 문인회 수필분과위원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표암문학 회원
사회복지법인 「서울성만원」 경영인
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사회복지사, 관광통역안내사

< 주요 경력 >
한국은행 외환조사실장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평화통일자문회의 외교안보분과 상임위원 등 역임

< 저서 >
이창형 교수의 울산경제 산책 (칼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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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실무대사전 (공동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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