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이 푸른 것은 엄동을 건너 온 인고의 뿌리가 있기 때문이다
손자는 할아버지를 자주자주 잊어버리고 할아버지는 손자를 가슴속에 담는다 세월이 흐를수록 할아버지는 손자의 추억 속에서 아물거리고 손자는 할아버지의 가슴속에서 영원하다
수액이 나뭇가지 끝에서 전율의 꽃을 피우는 것은 땅힘을 뽑아 올리는 뿌리가 있기 때문이다
인간을 형성하는 요소로 몸(Body)과 혼(Soul)과 영(Spirit) 세 부분으로 나눈다. 세 요소는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내 안의 뿌리로 열등감, 분노, 의기소침, 불안감, 죄책감, 경쟁심, 우울감, 소유욕, 현실도피, 시기심, 질투, 비방, 실패에 대한 두려움, 외부로부터 공포, 생활에서 고집과 완고함 등으로 나타난다. 이런 뿌리들은 내면 깊은 곳에 휴화산처럼 얌전하다가 갑자기 분출해 가족이나 주위사람들을 공격하고 심지어는 자신의 삶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뿌리가 있으므로 기둥처럼 든든한 가지가 자라고 그 가지에 잎이 돋아나서 푸른 그늘을 만들고 꽃을 피운다. 거기에 매달리는 열매가 풍요롭게 세상을 만든다. 우리는 늘 마시면서도 그 소중함을 까마득히 잊어버리는 공기에 대한 생각처럼 뿌리에 대해서도 그 소중함을 잊고 살아간다. 뿌리가 튼튼한 나무가 올곧게 자라 견실한 결실을 거두듯이 우리는 깊은 역사를 살아왔다. 후손된 우리는 모두 가지요, 잎이요, 꽃이다, 조상들이 내뿜는 향기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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