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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임말만 양산하는 정부 내수화 정책
 
신영조 논설위원·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7/03/23 [17:53]
▲ 신영조 논설위원·시사경제 칼럼니스트     © 편집부

 주머니 사정이 어렵고, 정치적인 우왕좌왕 때문에 미래가 불안하다보니 지금은 소비 ‘빙하기’ 시대다. 밖에서 사먹지 않고 식재료를 사더라도 싼 제품을 골라서 사든지 강제로 저축하기 등 극단적으로 소비를 절약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소비 빙하기는 수치도로 증명되고 있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소비심리가 나아질 전망이 보이지 않아 내수 위축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요즘 같은 어려움에 대처하는 다양한 방편 가운데 주부들 사이에선 ‘냉파’를 열심히 실천하고 있다. ‘냉파’란 냉장고 파먹기의 줄임말로, 외식을 하지 않고 냉장고에 넣어둔 재료들로 집에서 음식을 해먹는 일을 말한다. 주부들의 극단적 절약 형태는 ‘냉파’ 이외에도 다음과 같이 다양하다.
신용카드 해지는 그 중 가장 기본적인 소비 절약 방법이다. 괜히 홈쇼핑 등을 보면서 신용카드를 긁게 되는 일을 애당초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봉투 살림법’은 하루 생활비를 봉투 30개에 일정 금액씩 나눠서 넣어두고 매일 그 봉투에 들어 있는 돈만 쓰는 방법이다. 그날 돈이 남는다면 모두 저축한다.


‘캘린더 강제저축’은 매월 1일에는 1000원, 2일에는 2000원, 3일에는 3000원, 30일에는 3만원 등 한 달간 하루씩 저축금액을 늘려간다. 이 방식으로는 46만5000원, 연간 550만원 이상의 돈을 모을 수 있다. 최근에는 가성비 대신 ‘가용비’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가격 대비 용량이라는 의미로 예를 들어 포장만 빵빵하고 실제 내용물은 극히 조금 들어 있는 ‘질소과자’와는 정반대로 1㎏에 5000~8000원 수준으로 사놓고 오래 먹을 수 있는 과자 같은 제품을 의미한다. 이런 대용량 간식은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인간 사료’라고도 불린다. 동물 사료처럼 큰 크기 때문에 이 같은 신조어가 생겨난 것이다.
한국은행의 ‘2월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 인식을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100 이하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이하면 경제를 비관적으로 내다본다는 의미다.


최근 ‘X발비용’이라는 신조어가 젊은층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비속어 ‘X발’과 ‘비용’이 합쳐진 단어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쓰지 않았을 비용’을 뜻한다. 홧김에 충동적으로 쓴 돈이란 뜻에서 ‘홧김비용’이나 ‘울화비용’이라고 할 수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아 충동적으로 시킨 치킨 배달, 평소라면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텐데 모범택시를 탄 경우 등이 그 예다. 말이 저속해서 그렇지 누구에게나 익숙한 돈이다. 스트레스 비용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불필요한 물건 구매(25%)’ ‘온라인 충동구매(24%)’ ‘치킨 시키기(19%)’ 등이었다. 이들이 1년간 쓴 스트레스 비용은 평균 23만5,000원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최악의 취업난과 과도한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 등 사회적 비용이 개인에게 전가되는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란 진단도 나온다. 젊은층도 X발비용이 단기간에 스트레스를 진정시키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못 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하나같이 돈을 쓰는 당시에는 일시적 만족감을 가져다주지만 날아드는 청구서엔 자신의 ‘일탈’을 후회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꽉꽉 닫고 있다는 징후가 뚜렷해지자 정부는 지난 2월 말 급히 백화점식으로 갖가지 내수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효과는 ‘글쎄’다. 이 정책들은 금융시장에서도 호응을 받지 못했다. 실질 가계 소득을 증가시키지 못하는 내수활성화 방안은 궁극적 해결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관습적으로 발표하는 대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평가엔 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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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영산대학교 총동문회장
前울산과학대학교, 영산대학교 경영학부 외래교수
前울산광역시 중소기업지원센터 감사
前울산여성인력개발센터 일자리 협력망 위원
前울산광역시 나눔푸드마켓 후원회장

·영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유치위원회 고문
·울산광역시 '중소기업 이렇게 도와드립니다'책자3회발간
·행복Vision Dream(경영컨설팅) 대표
·2010년 대한민국 섬김이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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