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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현재
 
신영조 논설위원·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7/03/29 [17:28]
▲ 신영조 논설위원·시사경제 칼럼니스트    

한국 경제가 일본 경제를 20여년 시차를 두고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는 주장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특히 한국이 잃어버린 일본 경제 20년의 초입에 들어서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는 우려가 크다. 앞으로는 일본의 장기 경기침체를 빗댄 ‘잃어버린 20년’이라는 말을 쉽게 쓰기 어려울 것 같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제 격차가 다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의 대졸취업률은 100%에 육박한다. 한마디로 일하고 싶은데 직장 못 잡는 일은 없다는 의미다.


지난 1980년 한국과 일본이 세계 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6%, 9.8%로 양국 간 격차는 9.2%포인트였지만 지난해에는 한국(1.9%)과 일본(6.3%)의 격차가 4.4%포인트로 좁혀졌다. 그러나 실제 산업경쟁력을 보면 한일 격차가 다시 커지고 있다. 국내 최종수요에서 자국이 차지하는 부가가치율의 경우 일본은 2000년 53.6%에서 2014년 51.8%로 1.8%포인트 떨어졌지만 우리는 45.1%에서 40.2%로 4.9%포인트 낮아졌다. 두 나라의 부가가치율 격차는 8.5%포인트에서 11.6%포인트로 확대됐다. 잠재성장률도 우리는 점차 하락하는 반면 일본은 미약하나마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경영개발원(IMD)에 따르면 한국의 세계 과학경쟁력은 2009년 3위를 차지하며 일본(2위)을 위협했지만 지난해에는 우리(8위)와 일본(2위)의 격차가 커졌다. 기술경쟁력도 한국은 2005년 2위까지 올라가 일본을 앞섰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15위로 일본(10위)에 재역전됐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10대 국가전략기술 전체 수준에서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2.8년 뒤진 것으로 평가했다. 


4차 산업혁명 대응력도 일본과 비교하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수준은 한국과 일본이 유사하게 평가받았지만 나머지 부문은 일본과 큰 격차를 보여 한국은 전체 25위, 일본은 전체 12위였다.


일본 기업들은 지난 3월 1일부터 일제히 취업설명회에 돌입했다. 내년 봄 대학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치열한 인재 확보전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해 대졸자 약 55만 9천명 가운데 취업자는 약 41만8천명으로 취업률 74.7%다. 하지만 대학원 진학이나 유학 등을 뺀 취업 희망자의 취업률은 무려 97.3%에 달한다.


대졸 취업이 ‘하늘의 별 따기’가 돼 버린 한국과 워낙 대비되다 보니 일본의 취업시장 모습은 한국에 자주 소개되곤 한다. 그럴 때마다 “일본은 인구가 줄어서 그렇다. 우리도 머지않아 구인난에 시달리는 일본처럼 된다.”는 반론이 따라붙는다.


일본의 인구구조를 보면 수긍이 가는 면이 없진 않다. 은퇴를 시작하는 60~64세 인구는 845만명(작년 10월 1일 추산치)으로 취업 대상자인 20~24세 596만명보다 무려 250만명가량 많다. 최근 3년간 생산가능인구만 300만명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구구조만으로 일본이 미국에 필적하던 1980년대 말 수준의 요즘 취업률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결국 인구구조에다 4년 이상 전방위적으로 추진해온 ‘아베노믹스’가 더해졌다고 봐야 한다. ‘아베노믹스’란 유동성 확대를 통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겠다는 아베 신조 일본총리의 경기부양책을 말한다. 저출산 악몽이 저절로 질 좋은 취업 보너스를 던져주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아베노믹스 이후 실적 개선으로 도쿄증시1부의 시가총액 1조원(약 1000억엔) 이상 기업은 무려 780여 개로 한국의 4.6배에 달한다. 대기업과 임금 차이가 별로 나지 않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비상장 중소기업이 즐비한 것이다. 이는 잃어버린 20년 동안에도 투자·소비(임금인상)의 원천인 기업이 쓰러지지 않고 버틴 결과로 보인다.


그동안 한국은 경제 규모나 산업경쟁력 측면에서 일본을 빠르게 추격해왔지만 여전히 일본과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국내 여건 악화로 향후 격차 재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와 전략 재설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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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영산대학교 총동문회장
前울산과학대학교, 영산대학교 경영학부 외래교수
前울산광역시 중소기업지원센터 감사
前울산여성인력개발센터 일자리 협력망 위원
前울산광역시 나눔푸드마켓 후원회장

·영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유치위원회 고문
·울산광역시 '중소기업 이렇게 도와드립니다'책자3회발간
·행복Vision Dream(경영컨설팅) 대표
·2010년 대한민국 섬김이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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