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회>죽음 앞에서
 
하송 시인
 

 엄마가 울먹이며 전화를 하셨습니다. 직장에서 근무하다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 연세가 70대 중반이신 다섯째 이모부가 어제 돌아가셨다는 것입니다. 집에 혼자 계신 상태에서 운명을 달리하셔서 이웃 주민이 오늘에야 발견했다고 합니다.
이모는 이모부의 강권으로 잠시 서울 작은 아들집에 다니러 가셨다고 합니다. 이모가 곁에 계셨으면 응급상황에서 대처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안타까움이 커졌습니다.


친인척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애경사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나와의 직접적인 친분관계 여부를 떠나서 죽음 앞에서는 숙연해집니다. 죽음은 생물의 생명이 없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죽음은 인간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어떤 사람이든 죽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또한 공포감 역시 클 수밖에 없습니다.


불로장생을 향한 집착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진시황뿐만 아니라 장수는 모든 인류의 꿈이며 희망일 것입니다. 얼마 전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100세 인생이란 노래가 큰 인기를 끌면서 무명의 가수가 스타가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무명가수로 활동했던 가수는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어안이 벙벙하다고 했습니다.


누구나 본능적으로 막연히 오래 사는 꿈을 가질 것입니다. 현재도 인류의 생명연장에 대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다각도의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대의학의 발전, 노화방지 노력, 생명연장 등의 생명과학과 연결된 헬스케어스타트업이 발전하면서 400-500세까지 살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물학적으로 점점 노쇠해가는 자신의 육체 때문에 오래 사는 것은 끔찍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오래 산다면 축복이라기보다는 걱정거리나 저주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수명(healthy life)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연세 드신 어르신들이 늙으면 서럽고 외롭다고 하십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질병상태의 와상(臥床)상태에서 힘겹게 보내는 노인들이 많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14년 노인실태조사’에 의하면 노령층의 89.2%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인들이 평균 2.6개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입니다. 급격한 고령화로 평균수명을 따라가지 못하는 ‘유병장수’시대가 된 것입니다.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서 오래 사는 일이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통계청에 의하면 70세 이상 노인의 자살시도는 2010년 224건에서 2013년 397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티토누스(Tithonus)나 무녀 시빌레(Sibyl)의 예를 보면 생각할 점이 많아집니다. ?에오스(Eos)는 새벽의 여신으로서, 트로이의 왕 라오메돈(Leomedon)의 아들 티토누스(Tithonus)를 사랑했습니다. 에오스는 영원한 불멸의 생명을 관장하는 제우스에게 연인 티토누스를 오래 살게 해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제우스가 흔쾌히 그녀의 청을 들어주었다. 여신과 티토누스는 오세아누스 물가에서 사랑을 나누며 행복감에 취한 채 지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티토누스가 너무 늙어서 수족을 움직일 수 없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는 노년의 질병과 외로움에 시달리며 기나긴 세월을 보내며 죽고 싶어도 죽지 못했습니다. 티토누스가 앞까지 못 보게 되자 에오스는 그를 궁궐 안에 가둬 놓습니다. 그리고 매미(Cicada)로 변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무녀 시빌레(Sibyl)는 ‘예언자’를 뜻합니다. 한 주먹의 모래를 움켜쥐고 모래알 수만큼의 수명을 달라고 했습니다. 아폴론신이 사랑의 대가로 소원을 들어주어서 그녀는 천년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육체가 늙고 쪼그라들었습니다. 마침내 항아리 속에 담겨 동굴 천정에 매달린 채 살아가며 지나가는 아이들의 조롱거리가 되었습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무조건 오래 사는 것만이 축복이며 능사는 아닌 듯합니다.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지금 잘 살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할 것입니다. 인생의 유한성 앞에서 절망이나 장수에 대한 집착보다는, 현재의 시간을 의미있게 지내는 것이 더욱 뜻이 있으며, 한 편 생명을 연장하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사입력: 2017/04/04 [15:15]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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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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