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풀어야 할 경제 과제
 
이창형 논설위원ㆍ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 이창형 논설위원ㆍ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 편집부

 우선 공정한 분배가 이루어지려면 반드시 경제성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경제성장 없는 분배는 재정의 균형을 깨뜨리고 금융시장의 경색을 초래할 위험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국내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불확실한 글로벌 경기회복세, 우리 상품의 수출경쟁력 저하, 저조한 국내 기업투자, 높은 가계부채 문제 등 곳곳에 경기하강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경제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저조한 기업투자를 되살리는 정책 추진이 꼭 필요하다. 기업들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도록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투자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각종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는 일에 정책의 우선을 두어야 한다.


조세의 형평과 공정성을 회복하는 일도 매우 시급하다. 경기가 하강 또는 침체국면에 놓여 있을 때에는 기업의 법인세율을 낮추어 기업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고, 소비세율을 낮추어 민간소비를 진작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지금과 같은 경기상황에서 분배를 늘리기 위하여 법인세율과 소비세율을 올리는 것은 경제정책에서 극약처방이나 다를 바가 없다. 무리한 세율 인상보다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과세정책을 통해 탈세를 예방하고 방지함으로써 부족한 세수를 보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취임하자마자 법인세를 대폭 인하하고 상속세를 폐지하는 등 과감한 조세정책을 통해 경기회복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청년실업을 포함한 실업자 대책은 민간기업의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 수요공급의 미스매치(mismatch)를 해소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공공부문의 채용 확대를 통해 실업자를 줄이려는 대책은 당장의 가시적인 효과는 거둘 수 있을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재정 악화를 초래하고 민간기업의 우수인력 확보를 어렵게 할 것이다. 기업투자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가장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이므로 이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 대졸 취업희망자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현상을 해소하는 일에도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그리고 현재 150만여 명에 달하는 외국인근로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일자리에 청년실업자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여러 가지 유용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근로시간의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은 줄어드는 노동시간만큼 기존 근로자의 임금이 줄어들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만약 근로시간만 줄어들고 임금 수준은 그대로 유지된다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과도하게 증가하여 노동생산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나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청년실업을 해소하고 비정규직 근로자의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대책도 필요하다. 저생산성 고임금 근로자에 대한 노동조합의 지나친 보호는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


현재 지나치게 높은 가계부채 수준은 통화정책을 운용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렇다고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무리하게 대출한도를 줄이고 대출심사를 강화한다면 신용경색을 초래하여 시중금리가 급등하고 결국은 한계 채무자들이 연체자로 추락함으로써 금융시스템 전체가 어려움에 직면할 소지가 큼으로 특히 유의해야 한다. 가계부채를 축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가계부문의 소득 증대를 통해 이자 부담의 완화와 채무상환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 기업투자를 통한 민간부문의 일자리 창출은 가계부채 축소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또한 연체율이 급등하는 것을 억제하고 기업의 투자활성화를 위해서는 당분간 저금리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경제는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수출상품의 대외경쟁력 제고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환율 수준은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므로 환율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지금 우리나라 원화 가치는 일본, 중국 등 수출경쟁국가의 통화가치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고평가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자국의 무역수지 적자 해소를 위해 미달러화의 가치 절하를 유도하는 정책을 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우리나라는 다행히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미국의 환율감시는 지속될 것이다. 미국과의 마찰을 피하면서 환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환율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전략이 절실히 요구된다.


 
기사입력: 2017/05/09 [18:32]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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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형 수필가 겸 칼럼니스트
「문학저널」 신인문학상(수필부문)을 통해 문단에 등단

현재 문학저널 문인회 수필분과위원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표암문학 회원
사회복지법인 「서울성만원」 경영인
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사회복지사, 관광통역안내사

< 주요 경력 >
한국은행 외환조사실장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평화통일자문회의 외교안보분과 상임위원 등 역임

< 저서 >
이창형 교수의 울산경제 산책 (칼럼집)
취업시장의 트렌드를 읽어라 (취업지침서)
금융실무대사전 (공동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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