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최고 중심지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일어나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범인은 각국 대사관이 밀집한 지역에서 출근 등으로 혼잡한 아침시간을 선택해 대형트럭 옆에서 자신의 몸에 장착한 폭발물을 터트렸다. 테러로 최소 90명이 사망했으며 400명이 다쳤다. 누구의 소행인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시사하는 바는 크다. 특히 이번 테러의 시간과 장소, 규모에는 고도의 메시지가 담겼다.
먼저 시간이다. 테러는 출근, 등교 등으로 혼잡한 아침시간에 일어났다. 하루 중 가장 활기차고 바쁜 시간에 테러는 일어나 불특정 다수의 시민을 죽이고 다치게 했다. 사상자의 대부분은 카불의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또 이 날은 2일 시작되는 라마단을 이틀 앞둔 날이었다. 이번 테러가 일어나기 하루 전인 30일 이슬람 국가(IS)는 바그다드 시내의 한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저질렀다. CNN은 이번 테러가 '완전한 타협은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라마단 기간동안에 테러가 다시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소도 의미가 있다. 테러는 독일, 영국, 터키 등 외교 공관이 밀집해 있는 와지르 아크바르 칸 구역에서 자행됐다. 이는 아프가니스탄의 문제를 국제적으로 해결하려는 도움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텔레반의 대화는 여러 차례 시도되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가장 최근에 파키스탄의 중재로 이뤄진 회담도 허사로 돌아가 아프간과 파키스탄 두 나라 사이에 불신과 원한만 더 커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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