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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킹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교수   기사입력  2017/08/07 [15:12]
▲ 박서운 논설위원 울산과학대 교수    

 바야흐로 해외관광의 전성시대이다. 해마다 해외로 휴가를 즐기러 가는 여행객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도 인천국제공항 이용객도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한다. 동남아시아로 시작된 관광지역은 이제 전 세계로 확대되었고, 특히 유럽으로 나가는 사람도 참으로 많아졌다. 필자가 20여 년 전에 처음 나가 본 유럽은 여러 가지로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런저런 문화적 충격가운데 버스킹에 관하여 잠시 이야기해보자고 한다.


버스킹(Busking)이란 '길거리에서 공연하다.'라는 의미의 버스크(busk)에서 유래된 용어로 거리에서 자유롭게 공연하는 것을 뜻한다. 버스킹하는 공연자를 버스커(busker)라 부르며 버스커들은 악기, 작은 마이크, 휴대용 앰프 등을 들고 다니며 거리 곳곳에서 관객과 소통하며 음악을 즐긴다. 이들은 연주나 노래를 하고 행인들에게 돈을 받는 일종의 거리 공연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활보하고 있는 길거리 모퉁이에서 기타, 바이올린 등의 갖가지 악기를 가지고 퍼포먼스를 하는 사람들과 또 이들의 공연을 들어주고 동전을 주고 가는 모습은 퍽이나 멋스런 광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중세시대의 고풍스런 건물이 줄지어 서 있는 거리와 그 가운데서 자유롭게 예술적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며 공연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둘러서서 열심히 들어주는 행인 관중들과 공연 후 건네는 동전 몇 닢의 정성들. 이런 모습들이 비엔나 국립오페라 극장의 화려한 실내 연주회만큼이나 감명 깊게 다가오는 것은 어찌된 일일까?


처음에는 버스킹 공연을 당당하게(?) 보지 못하고 숨듯 한편에 비켜서서 지켜보던 생각이 나곤 한다. 이때 동전 한 닢도 제대로 건네주지 못했던 기억과 더불어 말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 나라 사람들은 연주자가 섭섭지 않을 빈도로 동전을 건네곤 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공연을 보지도 않던 길 가든 행인이 그냥 연주사례비를 건네고 갈 길을 재촉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너무도 자연스러운 이런 모습에 이들이 버스킹을 얼마나 사랑하고 존중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여름에 유럽여정에 함께 했던 아내도 많은 감명을 받고, 이제는 버스킹을 보면 무조건 관람료를 내기로 결정했다는 선언을 하기도 했다.


이 사람들은 버스킹 자체가 그들 삶의 일부이며, 지켜나가야 할 문화전통으로 여기고 있다. 이것이 얼마나 멋스러운지, 그리고 도시를 풍성하게 만드는지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버스킹은 프랑스의 파리나 아일랜드의 더블린 등이 알려져 있으나, 실은 유럽 거의 모든 나라들에서 활발한 것 같다. 거기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자연스런 일상으로 마치 거리의 당연한 일상으로 기능하고 있다.


최근에 윤도현 등 인기가수들이 ‘비긴어스’ 라는 버스키 팀을 만들어 영국의 몇몇 도시를 돌며 버스킹 공연을 하는 프로그램이 TV방송을 타고 있다. 준비하는 과정이나 또 거리의 관중 호응 등 감동스러운 장면도 포함되어 볼만한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에서 잘 알려진 톱클래스의 유명 연예인이 외국의 길거리 버스킹 공연을 하는지라, 버스킹 자체의 자유로움이 부족하고 무언가을 끊임없이 보여주려는 방송의도로 인해 어색한 부분이 없진 않지만, 많은 시청자에게 버스킹 문화를 알리고 정착시키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도 버스킹 문화는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서울에서는 자유로운 음악과 문화의 거리인 홍대가 그 중심이 되고 있고, 공연예술의 중심지인 대학로에서도 버스킹을 많이 볼 수 있다. 산책 나온 시민들로 붐비는 탁 트인 한강공원도 버스킹 장소로 손꼽히고 있다. 울산과 가까운 부산에서도 버스킹 축제가 준비되고 있다고 한다. 부산시설공단은 부산시민공원에서 '버스킹 인 더 파크' 축제를 열기로 하고 참가 아티스트를 모집하고 있는 중이다.

 

울산에서도 여기저기서 버스킹 공연이 많이 열리고 있다. 남구에서는 3월에서 10월까지 고려문화재단 주관의 길거리 버스킹 공연이 지정된 4곳의 장소에서 약속된 시간에 열리고 있다. 울산공항에서도 지난 6월에 버스킹 공연이 있었다. 아직까지는 대부분 관계기관이나 관 주도의 행사였기에 다소 아쉬움이 있기는 했지만, 버스킹을 정착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이니 이 또한 고맙지 아니한가? 이번 주말에는 버스킹과 더불어 한껏 자유로움을 맛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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