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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회>몽골을 다녀와서
 
하송 시인   기사입력  2017/08/15 [15:12]

 

▲  하 송 시인

몽골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몽고라는 말을 쓰면 안 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몽고라고 했는데 지금은 ‘몽골’이라는 말이 표준어가 되었습니다. 몽고라는 말에는 몽골 인들이 무식하고 고루하다며 무시하는 뜻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제일 먼저 칭기즈칸 마동상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칭기즈칸이 금빛 채찍을 발견한 곳으로 알려진 곳에 높이40m의 칭기즈칸의 동상이 세워져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올라가게 되어있는데 관광객이 밀려있어서 뛰어서 계단으로 올라갔습니다. 가쁜 숨을 돌리자마자 기념사진을 찍는데 갑자기 몽골 할아버지가 다가오더니 얼굴을 바짝 가까이에 대는 것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행동에 당황해서 바라보자, 함께 사진을 찍고 싶다는 몸짓을 했습니다. 새까맣게 그을린 피부와 골이 깊게 패인 주름위로 해맑은 웃음이 빛나는 얼굴이었습니다. 처음 보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마치 오랜만에 만난 고향사람을 대하듯 친근하게 대하는 넉살에 절로 미소가 띄어졌습니다. 시골에서 자라던 어린 시절, 인사하면 반갑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동네 할아버지의 모습이 담겨있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함께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분은 연신 고맙다는 인사와 악수를 한 후에 발길을 돌렸습니다. 말이 안 통하는 타국의 사람에게 친밀한 마음을 표현하는 순수함에 왠지 모르게 코끝이 찡해왔습니다. 


4박 5일 중에 3일은 호텔에서 묵고, 하룻밤은 유목민 전통 가옥인 ‘게르’로 만들어진 숙소에서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서 캠프파이어를 하고 이어서 하늘의 별을 관측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캠프파이어 마지막쯤에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굵어지는 빗방울을 피하느라 일단 게르로 피신을 하고 혹시 비가 그치면 별 관측을 진행 하겠다고 했습니다. 잠도 못자고 대기하다가 12시가 넘어서야 별을 관측하러 모이라는 가이드의 연락을 받고 뜰로 모여들었습니다. 다행히 비는 그쳤지만 아직도 미련이 남은 먹구름이 머물고 있어서, 쏟아질 듯이 많다던 별은 몇 개만이 가물거리며 힘겹게 깜빡이고 있었습니다. 별자리 설명을 들으면서 천체 망원경으로 보는데, 몇 명이 보다 보면 어느 새 자취를 감춰서 다시 다른 별을 어렵게 찾아야 했습니다.  


여행 일정에 승마 체험시간도 들어있었습니다. 몽골 현지 가이드가, 말이 훈련을 받아서 천천히 갈 거라고 미리 안내를 해줬습니다. 겁이 많은 편이라서 적잖이 걱정이 되던 차에 안심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1시간동안 말을 타는데, 말이 ‘또각, 또각’ 대신에 ‘어슬렁, 어슬렁’ 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주위의 다른 분들도 답답하다며 빨리 가면 좋겠다고 한 목소리로 말을 했습니다. 말을 타고 앞에 가면서 안내하는 소녀에게 빨리 가자고 우리말로 부탁을 해보았습니다. 그러자 소녀는 뒤를 한 번 힐끔 보더니 “안돼, 안돼.” 라고 거침없이 우리말로 강경하게 거절의 뜻을 표했습니다. 그리고 꼿꼿하게 앞만 보며 천천히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한국인 관광객들이 “빨리, 빨리”를 외쳤었는지 미루어 짐작이 되었습니다.


무표정인 채 기계적으로 행동하는 소녀는 초등학교 고학년쯤의 나이로 보이는데 학교를 안 다니는지, 아니면 여름방학을 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지 의문이 들면서 걱정이 되었습니다. 승마체험이 끝난 후에 가방에 들어있던 간식을 소녀에게 주자, 웃으면서 받았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서 기념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더니 흔쾌히 응해주었습니다.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말을 타며, 안내하는 일을 하는 소녀 앞에서 관광객으로써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몽골은 드넓은 평야가 펼쳐져있었습니다. 강수량이 부족해서 초원이라고 하기에는 초록색이 너무 듬성듬성하고, 사막이라고 하기에는 초록색이 그래도 조금은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외국을 나가면 시야가 넓어지는 점도 있지만, 평소에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에 대하여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 제일 크게 얻는 점인 것 같습니다. 날마다 물을 주며 돌보아야할 꽃송이, 뜨거운 태양아래 축 늘어진 진초록의 나무,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장맛비, 폭염특보를 불러들이는 태양까지, 주위를 돌아보며 매 순간 새롭게 감사함을 되새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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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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