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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워크(moonwalk)와 정글속의 대한민국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7/10/23 [16:53]
▲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우리 국민들이 "이제 `IMF의 고단한 터널`을 지났다"면서도 이구동성 "삶은 더 팍팍하다"고 난리들이다. `하우스 푸어ㆍ5포 세대` 등 절망의 늪에 빠진 신조어를 보노라면 아직도 문 워크와 정글속의 대한민국이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문워크(moonwalk)란 마치 댄서가 앞으로 스텝을 딛는 것 같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뒤로 움직이는 댄스 기법을 말한다. 문 워크는 마치 사람이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걷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는 의미에서 `후퇴`를 나타내기도 한다.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린 우리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1997년 11월21일, 온 나라가 `파산 공포`에 휩싸였다. 그때만 해도 우리 국민들은 충격에 빠져 안타까움과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산이 두 차례 바뀌는 동안 더 나빠졌을지언정 나아진 게 없는 듯해 보인다. IMF 사태 직후 은행 전체 직원의 10%가량이 정리해고되는 것을 보면서 `평생직장`이란 말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국민적인 금모으기 운동과 혹독한 구조조정 등에 힘입어 IMF 위기를 조기(2001년 8월23일)에 극복했지만 IMF의 충격파로 서민과 중산층은 힘든 세월을 보내야 했다. IMF 위기는 우리 사회를 단숨에 생존경쟁의 장으로 확 바꿔 놨다. 시장만능주의 확산에다 기업들이 수익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으면서 근로자들은 늘 명예퇴직ㆍ정리해고ㆍ비정규직 등 생각만 해도 아찔한 절벽에 서게 됐다. 고리타분한 문화와 낮은 급여 등으로 선호도가 낮았던 공무원과 교사, 공기업 직종이 IMF를 계기로 인기가 치솟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직업 선택 시 `안정성`을 최고로 쳤기 때문이다.


어쨌든 국민들이 IMF의 고통을 감수하면서 경제를 되살리고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고비도 비교적 무난히 넘겼다. 하지만 2014년 세월호 참사와 정부의 수습과정을 보면서 억장이 무너졌다. 무능을 만천하에 드러내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도 못한 국가를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됐다. 뒤이어 지난해 터진 `최순실ㆍ박근혜 게이트`는 치를 떨게 하는 모멸감을 안겼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여전히 진영논리의 구태를 벗지 못한 채 밥그릇 싸움에만 열중하니 참담하다. 나라가 이 지경이 된 데는 1987년 군부 독재 종식에 기여하고 취업 걱정 없던 성장의 과실을 누리며 어느덧 사회 중추가 된 우리 세대의 책임도 크다. 그동안 사회 각 영역과 일상에서 성숙한 시민의식과 민주주의 문화를 뿌리내리지 못한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정치적 민주화 이후 우리가 꿈꾸던 나라를 향한 방향타를 똑바로 세우지 못하고 우왕좌왕한 결과다. 권력 다툼에 몰두하느라 리더십이 망가진 정치권과 타성에 젖은 정부의 탓이 가장 크다. 이처럼 양극화와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구제불능의 정치와 각종 불합리한 제도를 혁신하기 위해서라도 시민다운 시민이 많아져야 한다는 바램이다. `IMF 둥이`인 젊은 세대를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지만 쉽게 좌절하거나 다같이 비슷한 경로를 밟지 않았으면 좋겠다. 큰 꿈을 그리고 단계별로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은 시기의 문제일 뿐 꿈을 이루는 모습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수십만명의 청년이 9급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리는 현상은 그들과 나라를 위해서도 정말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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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영산대학교 총동문회장
前울산과학대학교, 영산대학교 경영학부 외래교수
前울산광역시 중소기업지원센터 감사
前울산여성인력개발센터 일자리 협력망 위원
前울산광역시 나눔푸드마켓 후원회장

·영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유치위원회 고문
·울산광역시 '중소기업 이렇게 도와드립니다'책자3회발간
·행복Vision Dream(경영컨설팅) 대표
·2010년 대한민국 섬김이 대상 수상
·'긍정과 열정으로 세상을 바꾼 공직자들' 책자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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