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회>어머니의 사랑을 닮은 꽃
 
하송 시인
 
▲ 하 송 시인

무릎 관절이 안 좋으신 어머니를 부축해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아버지는 몸이 가볍고 걸음이 빠르시지만 우리와 천천히 보조를 맞춰서 걸으십니다. 어머니께 힘드시냐고 여쭤보니 아니라고 손을 저으십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구절초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부모님께서 탄성과 함께 주름진 얼굴에 구절초를 닮은 환한 미소를 지으십니다. 그동안 작은 동산을 가득 덮은 구절초를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걸음이 자유롭지 못한 어머니를 생각하며 생각을 접어왔습니다. 그러다 더 늦기 전에 올해에는 꼭 모시고 가고 싶어서 일정을 잡은 것입니다. 구절초 꽃의 유래는 줄기의 마디가 `단오에는 다섯, 중양절에는 아홉 마디가 된다.`는 뜻의 `구`와 중양절의 `절`, `혹은 꺾는다는 뜻의 절`자를 써서 `구절초`라고 합니다. 구절초는 산과 들에 저절로 나며 가을에 뿌리째 캐어서 말려서 약으로 쓰기도 합니다.


말려서 베개 속에 넣으면 두통이나 탈모에 효과가 있고, 머리칼이 희게 되는 것을 방지해 준다고 하는데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채취한 것이 가장 약효가 좋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꽃송이를 따서 잘 말렸다가 베개 속에 넣어 방향제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구절초를 `선모초(仙母草)`라고도 합니다. 선모초야말로 구절초의 꽃말인 `어머니의 사랑`에 적절하게 부합하는 이름입니다. `선(仙)은 `신선 선`자입니다. 여기에서는 `어머니의 자애로운 마음`을 가리킵니다. 예전에는 결혼을 한 여인은 대문 밖 출입이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딸을 생각하면서 구구절이 되면 구절초를 채취하여 말려 두었다가 딸에게 보내곤 했습니다. 예전의 여인들은 아픈 것을 들어내지 못했습니다. 특히 부인병과 관련해서는 더욱 심했습니다. 그 설움과 고통을 어머니 말고는 아무도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어머니는 딸의 마음과 고통을 신선보다 더 잘 안다고 해서 `어머니는 신선과 같다.`라는 의미를 붙이게 된 것입니다. 구절초와 관련되어 예부터 전해내려 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시집을 온 한 여인이 있었는데 아이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아이를 가지려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무척 노력을 했는데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실망과 근심에 가득한 여인에게 어느 스님이 찾아와서 한 사찰을 알려주며 거기에 가서 치성을 드리라고 했습니다. 사찰에 도착을 한 여인은 지극정성으로 치성을 드리고 사찰 내에 있는 약수로 밥을 해 먹으면서 또한 사찰주변에 활짝 핀 구절초를 달인 차를 마셨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면서 마침내 이 여인이 아이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소문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전국 곳곳의 아이를 가지지 못하던 여인들이 이 사찰에 와서 약수로 밥을 해 먹으며 구절초를 달인 차를 마시고 역시 아이를 가지게 되었고 이런 소문이 퍼지면서 구절초를 선모초(仙母草) 라고도 불리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구절초는 꽃이 피는 시기에는 연한 분홍색을 띠는 경우가 있는데 활짝 핀 다음은 대부분 흰색으로 변합니다. 식물 전체에서 짙은 국화 향기가 나서 뜰에 심기도 합니다. 햇살이 잘 비치고 물이 잘 빠지는 곳에서 잘 자랍니다. 구절초는 쑥부쟁이와 꽃 피는 시기와 모양이 비슷해서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구절초는 흰색 혹은 옅은 분홍색이지만 쑥부쟁이 벌개미취는 보라색 꽃잎이서서 색으로 구분하기가 쉽습니다. 이 모든 꽃들을 `들국화`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산위에 오르기 어려우신 어머니를 위하여 씽씽카 열차를 탔습니다. 오른 쪽으로는 시원하게 흐르는 물과 왼쪽으로 넓게 펼쳐진 코스모스, 해바라기가 환하게 반겨주었습니다. 산위로 고개를 드니 푸른 소나무 아래에서 구절초가 하얗게 반짝였습니다. 부모님께서도 동심으로 돌아가서 "참 예쁘다."를 연발하셨습니다.


이렇게 기뻐하시는데 진즉에 모시고 오지 않은 것이 죄송스러웠습니다. 파전과 메밀묵을 사드리고 집에서 준비해간 과일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따뜻한 구절초 차를 사서 향기를 음미하며 마셨습니다. 밖에 나와서 좋은 꽃구경을 하고 맛있는 것을 먹으니 "참 좋다."고 또 말씀을 하십니다. 가끔 시간을 내서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하긴 하지만 자주 못하니 죄송스러움이 큽니다. `어머니의 사랑을 닮은 꽃`인 `구절초`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지 않아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기사입력: 2017/10/24 [14:52]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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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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