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실체와 정책적 과제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비트코인(bitcoin)은 블록체인(block chain)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암호화폐이다. 암호화폐(暗號貨幣)는 암호를 사용하여 새로운 코인을 생성하거나 거래를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매개하는 전자식 화폐를 말한다. 가상화폐라고도 불리나, 엄밀히 말해서 가상화폐는 아니다. 유럽중앙은행(ECB), 미국 재무부와 유럽은행 감독청에서 내린 정의에 따르면, 가상화폐(virtual currency)란 정부에 의해 통제 받지 않는 디지털 화폐의 일종으로 개발자가 발행하고 관리하며 특정한 가상 커뮤니티에서만 통용되는 결제수단을 말한다.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미 광범하게 통용이 되고 있기 때문에 가상화폐의 범주를 넘어섰다. 실제로 미국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반에서도 암호화폐를 가상화폐라고 부르지 않는다. 비트코인의 화폐단위는 BTC로 표시한다. 비트코인이 처음으로 출현한 것은 2009년이었다. 비트코인을 만든 사람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쓰는 일본인 프로그래머이다.

 

비트코인이 출현한 이후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리플, 모네로, 에이코인 등 수많은 암호화폐가 등장하여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은 이러한 알트코인 사이에서 일종의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있다. 알트코인(Altcoin)은 대안(Alternative)과 화폐(Coin)의 합성어이다. 비트코인의 가장 큰 특징은 화폐발행권을 갖고 있는 중앙은행의 개입이나 통제 없이 P2P(Peer to Peer) 방식으로 개인들 간에 자유롭게 송금 등의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거래장부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범위에서 여러 사용자들의 서버에 분산하여 저장하며, SHA-256 기반의 암호 해시 함수를 사용한다. 비트코인은 이미 가상통화의 범주를 넘어 다양한 상거래에서 결제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실물화폐와 직접 교환도 가능하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비트코인을 정상적인 화폐로 인정해야 하느냐 아니면 일종의 가상화폐로 과소평가해 버릴 것인가가 논란의 초점이 되고 있다. 화폐의 주요 기능이 지급결제, 가치저장, 가치척도의 수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트코인이 화폐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실제로 유럽 연합에서는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여 실물화폐와 교환할 경우 부가가치세를 물리지 않고 있으며, 일본도 2016년 5월에 자금결제법을 개정하여 비트코인을 공적인 결제수단 중의 하나로 인정하고, 비트코인에 소비세 등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미국은 뉴욕 주에서 비트코인 거래소를 공식적으로 인가하였다. 비트코인의 또 다른 논란은 인플레이션 문제이다.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 발행이 남발될 경우 인플레이션을 일으켜 물가가 급등하고,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락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프로그램 설계상 2,100만 코인을 넘지 않도록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은 발행될 수 없다고 한다. 2017년 6월 현재 대략 1,650만 비트코인이 발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러한 속도로 진전이 된다면 2150년이 되어야 2,100만 비트코인이 발행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가정이 맞는다면 적어도 2150년까지는 비트코인 발행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비트코인의 가치도 변동성은 물론 크겠지만 비트코인의 희소가치로 인해 장기적인 추세로 본다면 상승커브를 그리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상상해본다.

 

비트코인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익명성이다. 비트코인 거래는 급증하고 있고 실물화폐와의 환전도 늘어나고 있으나, 익명성 때문에 비트코인이 기업의 불법비자금이나 불법 정치자금 거래를 위한 자금세탁 수단과 인터넷도박, 마약, 포르노 등 형사범죄의 수단으로 이용되더라도 거래 추적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비트코인이 금융시장이나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통화당국에서는 비트코인 시장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사전에 발굴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유의해야할 점은 비트코인이 이미 화폐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인위적으로 규제하거나 통제하겠다는 발상은 버려야 한다. 왜냐하면 자칫 섣부른 규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愚)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사입력: 2018/02/12 [14:29]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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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형 수필가 겸 칼럼니스트
「문학저널」 신인문학상(수필부문)을 통해 문단에 등단

현재 문학저널 문인회 수필분과위원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표암문학 회원
사회복지법인 「서울성만원」 경영인
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사회복지사, 관광통역안내사

< 주요 경력 >
한국은행 외환조사실장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평화통일자문회의 외교안보분과 상임위원 등 역임

< 저서 >
이창형 교수의 울산경제 산책 (칼럼집)
취업시장의 트렌드를 읽어라 (취업지침서)
금융실무대사전 (공동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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