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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發)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기사입력  2018/03/14 [14:44]
▲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각각 25%와 1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철강과 알루미늄뿐만 아니라 다른 수입품에도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상대국들이 이에 대해 보복에 나선다면, 2020년까지 약 4,700억 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자산가치가 증발하고, 세계 경제 규모도 0.5%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의 근거는 무역전쟁의 여파로 미국의 수입가격이 오르면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이는 결국 미국 내 소비수요 감소로 이어져 무역상대국들의 수출을 감소시킴으로써 이들 국가의 성장에 마이너스(-) 효과를 초래할 것이란 분석에 기반을 두고 있다. 미국의 관세 폭탄은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부터 끊임없이 예상되어 온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자국의 무역수지 적자 해소와 자국 산업의 보호를 위해 전 방위적으로 통상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은 이번에 고율의 관세 폭탄을 결정함으로써 본격적으로 보호무역주의의 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만약 높은 관세 폭탄으로도 무역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미국은 중국 등 무역흑자국의 수출상품에 대한 전면적인 수입금지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에는 미국이 자유무역체제의 근간인 WTO에서 탈퇴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보호무역 조치는 무역상대국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우선 최대 피해예상국인 중국은 미국이 WTO를 무시하고 중국기업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미국이 WTO 규정을 위반함으로써 자국의 철강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유럽연합 내에서 최대 철강 수출국인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발(發) 무역전쟁은 그 누구도 승리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EU 집행위는 미국과 대화로 무역전쟁을 해결할 것을 촉구하였다. 미국의 가장 우호적 동맹국인 일본 역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관세폭탄의 파급효과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역사적으로 미국이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의 초대 재무장관을 지낸 알렉산더 해밀턴(1755~1804)은 국내외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천연자원 수출에만 의존하였던 미국을 제조업 국가로 탈바꿈시키기 위하여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실시하였다. 미국은 이후 2차 세계대전 전까지 국내 제조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수입품에 대하여 30% 이상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였던 전력(前歷)을 갖고 있다. 당시 미국 정부는 고율의 관세 부과로 얻은 재정자금을 투입하여 자국의 제조업을 보호하고 육성함으로써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캐나다, 브라질에 이어 미국 철강시장 수출점유율 3위를 기록한 우리나라는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다급해진 정부가 한미동맹과 한미자유무역협정(FTA)를 앞세워 예외 인정을 시도하였으나, 아직까지 결과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미국은 자국 안보에 도움이 되는 동맹국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관세면제를 허용하고 있다.

 

실제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재협상 상대국인 캐나다와 멕시코, 그리고 전통적인 미국의 우방국인 호주는 면제 대상에 포함시켰으며, 유럽연합(EU)도 협상이 진전됨에 따라 면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역의존도와 대미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의 관세 폭탄은 국내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경기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무역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이 급속하게 금리를 인상한다면 한미 금리역전현상은 심화될 것이고,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더욱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에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해 환율보복까지 취한다면 원화가치마저 강세압력을 받게 되어 심각한 수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지금은 정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완화시켜야 한다. 경제외교와 안보외교는 결코 분리될 수 없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견고한 한미동맹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제외교로는 현재의 통상마찰을 결코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유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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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형 수필가 겸 칼럼니스트
「문학저널」 신인문학상(수필부문)을 통해 문단에 등단

현재 문학저널 문인회 수필분과위원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표암문학 회원
사회복지법인 「서울성만원」 경영인
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사회복지사, 관광통역안내사

< 주요 경력 >
한국은행 외환조사실장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평화통일자문회의 외교안보분과 상임위원 등 역임

< 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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