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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회>`소확행`에 대하여
 
하송 시인   기사입력  2018/03/27 [15:24]
▲ 하 송 시인

일곱 번째 저서로 `엄마의 구두` 동시책을 출간했습니다. 이번 동시는 삽화까지 직접 그려서 완성한 책이기에 어느 때보다 뿌듯한 기분이 듭니다. 화가나 전문 삽화가의 눈으로 보면 우스울 수도 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동시가 전하고자 하는 뜻을 살려서 내 손으로 그리고 나니 의미가 깊어집니다. 그동안 직접 삽화를 그려서 동시책을 완성하고 싶은 마음으로 그림 공부를 했다가, 이번 동시책으로 작은 결실 하나를 이루었습니다. `소확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요즘 신조어입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퇴근 후에 하는 취미생활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회사에 다니기 전 가지고 있었던 특기를 되살리기도 하고 언젠가 반드시 배워보고 싶었던 취미 생활을 하며 사람들과 어울립니다. 치열한 경쟁사회인 회사 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활동을 통해서 자아실현의 길로 다가가는 것입니다.


1주일에 한 번씩 평생교육원에 출석을 해서 하모니카를 배우고 있습니다. 어느 날부터인지 악기를 배우며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기회가 되면 재능기부를 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피아노, 오카리나, 색소폰, 아코디언, 플롯 등 거의 대부분의 악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피아노는 아파트에서 주위 주민들에게 소음을 유발하기에 연습이 부담스러워서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오카리나는 가볍고 휴대하기 좋아서 배우기 시작했는데, 손가락이 가늘어서 칸이 안 막아지는 음이 있어서 결국 배우다 그만두었습니다. 모든 악기들은 꾸준히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바쁜 일정으로 여러 가지 핑계와 함께 중도에 포기를 하다가 요즈음은 어떻게든 시간을 내려고 노력하며 하모니카를 배우고 있습니다. 악기는 특히 빠른 시간 안에 실력이 크게 늘지 않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악기를 섭렵하며 직접 체험한 결과, 누구보다 그걸 잘 알면서도 또다시 조바심이 일어나곤 합니다. 그래도 이번만은 인내력을 한껏 발휘해서 2년째에 접어들면서 드디어 3월에 중급반으로 진급을 했습니다.


가벼운 동요를 거쳐서 지금은 제법 어려운 가요를 배우고 있습니다. 갑자기 높아진 난이도로 당황스럽고 사기가 꺾이는 마음을 다잡으며 `후~후~` 불고 있습니다. 힘든 산비탈을 넘고 넘어 드디어 정상에 도착해서 하모니카 연주로 땀을 씻을 날을 기대해봅니다. 춥고 매섭던 겨울이 물러갔습니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며 몸이 나른해집니다. 학교 담장 아래 키 작은 풀이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올라오다 주춤합니다. 가녀린 몸으로 꽃 샘 추위에 파르르 떨다가 따스한 해님에게 미소로 감사함을 전합니다. 겨우내 강풍과 눈보라를 버티고 지내온 백목련이 하나둘 봉우리를 터트리기 시작합니다. 담장 너머 개울에선 겨우내 얼음 속에 갇혀있던 물이 신나게 콧노래를 부르며 흐릅니다. 두툼하게 껴입던 옷에서 몇 겹을 덜어내니 몸이 한결 가벼워지면서 마음까지 덩달아 가뿐해집니다. 추위와 미세먼지가 번갈아가며 온 나라를 뒤덮더니 오랜만에 청명한 모습입니다. 창가에서 빨간 제라늄과 분홍 카네이션이 손을 흔들며 밝게 웃습니다. 주말동안 빈 교실을 지키면서 목마르지 않도록 물을 흠뻑 먹여줍니다. 산수화에 이어서 개나리가 노랗게 반짝이고, 남쪽 지방에서는 매화꽃 소식도 올라옵니다. 


얼었던 땅을 뚫고 올라오는 어린 새싹을 바라보며 무심결에 클로버를 찾다가 몇 달 더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네잎 클로버는 행운을 상징하는 식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네잎 클로버가 행운을 상징하게 된 유래는 나폴레옹이 전쟁터에서 우연히 네잎 클로버를 발견하고 고개를 숙이는 순간 적군의 총알이 지나가 목숨을 구해서 이때부터 네잎 클로버가 행운의 상징이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지금도 클로버 군락지를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운이 오길 빌면서 네잎 클로버를 찾곤 합니다. 그러다 세잎 클로버가 밟혀서 뭉개지기도 합니다. 세잎 클로버는 행복을 뜻합니다. 그런데 혹시 찾아올지 모르는 행운을 간절히 고대하며 쫒느라 현재의 행복을 짓밟는 어리석음을 범하기 쉽습니다. 행복은 작고 사소한 일상 속에 숨이 있습니다. 큰 행운을 찾는데 급급하지 말고 일상속의 행복을 찾다보면 행운은 덤으로 따라오리라 생각됩니다. 네 잎 크로버의 `행운`만 찾다가 세 잎 크로버의 `행복`을 놓치지 않는지 되돌아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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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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