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이 지난 1년 동안 영변 5000㎾ 흑연감속로 및 재처리 공장의 설비를 가동시킨 흔적이 있다며 "핵 개발을 계속 진전시키고 있다"고 우려하는 연례 보고서를 내놓았다. 21일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다음달 연례 총회에서 아마노 유키야(天野之彌) 사무총장이 공식 보고할 예정이다.

북한이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이후에도 일부 시설의 가동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북한이 핵 개발 능력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음이 재차 부각됐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전했다. IAEA는 보고서에서 "핵ㆍ미사일 개발 포기를 요구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북한을 강하게 비난했다. 영변 재처리공장 방사화학연구소에서는 올해 4월 하순부터 5월 상순에 걸쳐 병설 증기 히터를 가동한 흔적이 보였다. 단, 사용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하려면 더 긴 운전 기간이 필요하다. 공장의 시작을 위한 준비 또는 유지 관리 목적으로 히터를 작동했을 가능성이 있다.

영변의 부지 근처를 흐르는 구룡강은 지난해 하반기 취수용 댐이 건설됐는데 올해 들어 댐에 펌프실이 설치돼 새로운 냉각 설비를 설치하고 성능 향상을 도모하려고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밖에도 북한 남부 평산광산의 연료가공 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 등 각지에서 핵 활동이 계속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IAEA의 이번 보고서는 지난 3월 미국의 "38 노스`가 영변 원자로에서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을 뒷받침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