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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로도토스의 `역사` 개괄
 
박서운 울산과학대 교수   기사입력  2018/09/03 [18:24]
▲ 박서운울산과학대 교수    

역사의 아버지`라고 불렸던 `헤로도토스`는 그리스와 페르시아 전쟁사를 다룬 `역사`를 저술했다. 이 책의 첫머리에는 "인간세계의 일은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 버린다. 그리스인과 이방인들의 놀랍고도 위대한 업적들이 사라지는 것을 막고, 특히 그들이 무슨 이유로 서로 전쟁을 벌였는가가 잊혀 지지 않도록 연구, 조사해 적어 남긴다"는 말이 쓰여 있다. 여기에서 `이방`은 주로 페르시아를 말하며, BC 431년부터 BC 425년 사이에 집필된 것으로 보이는 이 책은 1권에서 6권까지는 페르시아 제국의 성장을 다루고 있다.

 

그 유명한 마라톤 전투와 더불어 10년 후 마라톤 패배를 복수하고자 하는 페르시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결국은 페르시아의 패배와 더불어 아테네 제국이 수립되는 내용으로 끝이 난다. 성경에서 `바사`로 불린 페르시아는 지금의 `이란`에 해당되는 나라이며, 고대세계의 최강국으로 아시아와 유럽에까지 맹위를 떨쳤던 나라로 구약성경에서 `고레스`로 칭해지는 `키루스 2세`에 의해 건설된다. 키루스 2세는 이란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왕으로 불리며 이란 사람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왕이다.

 

그는 수많은 나라와 종족을 정복하고 제국에 편입시키면서 이들을 어떻게 해야 잘 다스릴 수 있는지 늘 고민하던 군주였다. 그는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하되, 강압적인 정치가 아니라 속국으로 복속된 다양한 민족의 문화와 왕조를 존중하면서 다스렸다. 그가 고대 근동의 또 다른 최강대국 바빌로니아를 점령한 일은 마치 잘 짜진 영화 스토리 같다. 바빌로니아는 비옥한 땅에서 번영한 페르시아에 앞선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국제화된 선진국이었다. 이 나라의 걸출한 왕인 `네부카드네자르 2세`(느부갓네살왕)가 유대를 침범하여 수많은 유대사람을 포로로 끌고 갔으며, 이 사건을 `바빌론 유수`라 부르며, 이로 인해 지금 많이 쓰이고 있는 `디아스포라`라는 용어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헤로도토스 당시 바빌로니아는 성경에서 `벨사살`이라 불리는 `나보니두스`왕이 다스리고 있었다.

 

그러나 주신이었던 `말둑` 사제와의 종교적인 문제와 빈부격차라는 사회적 갈등이 고조되어 민심이 갈라져 있던 내부 상황을 잘 이용하여 키루스 2세는 BC539년 피한방울 흘리지 않고 바빌로니아를 점령하게 된다. 바빌로니아 점령이후 키루스 2세는 칙령을 내려 바빌로니아에 의해 끌려온 유대인들을 풀어 준다.

 

이 일은 구약성경 이사야서에 잘 기록되어 있다. 키루스 2세는 인간의 기본권에 대해서도 최초의 선언을 하였으며 이것들을 그릇과 석비에 새겨 남겼다. 그는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였고, 자신의 군인들에게 점령지 주민들을 약탈하거나 위협하는 행동을 금지시켰다. 또한 자신의 개혁정신을 전하고 점령지를 개발하려는 공공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페르시아의 많은 왕 중에서 세계제국을 완성한 사람은 `다리우스`왕(성경에서 다리오)이다. 그의 치세 기간 중에 페르시아 제국은 동쪽으로는 인도, 서쪽으로는 흑해지역을 넘어 그리스의 영향권을 침범하여 고대 세계의 가장 큰 제국으로 성장하였다, 왕권은 그의 아들 `크세르크세스 1세`(성경에서 아하수에르)에게 넘어갔으나 아테네와 벌인 `살라미` 해전에 패하고 만다. 그의 부인중에는 유대인 출신의 `에스더`가 있다.

 

이런 내용들이 헤로도토스의 기본 줄거리를 이루고 있다. 헤로도토스는 역사에서 페르시아인 들의 풍속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페르시아 사람들은 술을 좋아하지만 남이 보는 앞에서 구토나 방뇨는 허용하지 않고 엄격하게 그것을 지켰다. 중요한 안건은 술에 취해 토의하는 습관도 있다. 그러나 그들이 어떠한 안건을 내리건, 다음날 술이 깨면 그 안건을 다시 토의한다고 한다. 또한 맑은 정신으로 미리 상의한 것은 술 취한 상태에서 다시 논의한다고 하니, 마치 논리적 판단과 함께 감성적 판단도 중요한 것으로 생각한 듯하다. 남자의 주된 미덕은 전쟁터에서 용감한 것이고 그 다음은 아들을 많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아들을 가장 많이 보여준 자에게 왕은 해마다 선물을 하사했다고 하니 인구 절벽에 처한 우리나라에서 한 번 음미할 만하다. 이들의 교육정책은 어떠하였을까? 소년들은 다섯 살부터 스무 살까지 교육을 받았으며, 승마와 궁술과 정직, 이 세 가지만 가르친다. 정말로 실용교육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들은 거짓말을 가장 수치스러운 짓으로 여긴다. 그 다음은 돈을 빌리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주된 이유는 돈을 빌린 사람은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란다. 요즈음 우리사회는 여야의 정치권과 사회단체의 정책과 주장이 난무하는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때에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가였던 페르시아는 어떠했는지를 명저 `역사`를 통해 희미하게나마 조명해 보았다. 역사는 항상 교훈을 남긴다. 이런 교훈을 잘 받아들이는 정치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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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vid 2018/12/15 [16:56] 수정 | 삭제
  • 우리나라 정치하시는분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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