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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동거`가 만든 아시안게임 3위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8/09/04 [19:07]

 

▲ 신영조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엘리트 시스템에 집착한 우리 체육의 현 주소와  대기업의 후원 없이는 호성적이 불가하다는 체육계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체력(體力)이 국력(國力)`임을 실감하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사실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인 우리나라이기에 아시아 무대는 좁아 보였다. `거대 공룡`이 된 중국을 넘어서기가 어려워 보이지만, `영원한 숙적` 일본을 아시아 스포츠 잔치에서 완전히 3위로 밀어내는 일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의 여파로 적폐논란에 함몰된 대기업의 지원은 불가능 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일 폐막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9개, 은메달 58개, 동메달 70개로 종합순위 3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4년 전 인천 대회에서 획득한 금메달(47개)보다 28개를 더 수확하면서 종합순위에서 한국을 제쳤다.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게 2위 자리를 내준 것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하계 아시안게임 기준으로 전체 금메달 수가 50개를 넘지 못한 것도 1982년 뉴델리 대회(28개) 이후 36년 만이다.

 

2016년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을 합친 통합체육회의 시대를 선포했지만 이들의 미흡한 준비와 운영상 허점 등으로 기구만 합친 `어색한 동거`가 만든 성적이다. 2위 수성을 위해 우리나라는 전 국민이 엘리트 국가대표선수 육성에 힘을 쏟았다. 예전보다 못하지만 엘리트 선수 육성은 국가의 일이 아니라 여전히 국민 모두의 일로 여겨지고 있었다. 게다가 요즘에는 아마 스포츠 경쟁에 프로 선수까지 가세, 내셔널리즘을 부채질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스포츠 민족주의`를 강조하는 대표적인 나라다.

 

가장 인기 높은 야구경기에 한국은 최정상의 프로선수들을 내보냈다. 축구, 배구, 농구도 최고 기량의 프로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대다수가 군 미필인 남자 선수들은 금메달을 따면 군 면제를 받기에 대표팀에 뽑히려고 젖 먹던 힘까지 다 쏟았다. 한국이 24년만에 일본에 밀려 종합3위를 기록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특징은 일본의 스포츠 강국화, 미국을 완전히 제치려는 중국의 미래 준비, 아시아 선수들의 기량 평준화, 한국의 무(無) 전략, 축구-야구에 편중된 관심 및 병역 면제 논란 등으로 요약된다.

 

일본은 도쿄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엘리트 스포츠 부흥을 외친 반면 한국은 최순실 사태 등으로 인해 체육에 대한 기업 및 사회의 관심 저하와 지원 부족이 뚜렷했다. 한국과 일본의 상반된 현실이 성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중국의 근대 사상가 량치차오는 1902년 저서 `신민설(新民說)`에서 "국민의 체력은 국력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젠 경제력이 체력인 시대가 됐다. 또, 한국의 기초종목은 여전히 부진하고 전통적인 효자종목 의존도가 높다. 이제라도 수영, 육상 등 기초 종목 육성을 강화해야 일본에게 빼앗긴 아시아 `넘버2`의 자리를 재탈환할 수 있다.

 

또 스포츠 외교력을 키우지도 않아 번번이 우리보다 좀 세다 싶은 나라와의 경기에서 편파판정에 시달렸고 이렇다 할 항의도 못한 부분은 곱씹어봐야만 한다. 사실 체육 분야 전체를 놓고 보면 국가대표선수로 대변하는 엘리트 체육은 지극히 한 부분에 불과하다. 이런 면에서 요즘 생활체육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체육은 엘리트와 생활체육의 갈림길에 서 있다. 정치인들이 생활체육을 악용(惡用)하면서 엘리트 체육이 설 자리를 잃어가는 형국이다. 이제라도 정부는 엘리트와 생활체육의 조화를 찾아 저변(底邊)을 넓혀야만 `2위 탈환`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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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영산대학교 총동문회장
前울산과학대학교, 영산대학교 경영학부 외래교수
前울산광역시 중소기업지원센터 감사
前울산여성인력개발센터 일자리 협력망 위원
前울산광역시 나눔푸드마켓 후원회장

·영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유치위원회 고문
·울산광역시 '중소기업 이렇게 도와드립니다'책자3회발간
·행복Vision Dream(경영컨설팅) 대표
·2010년 대한민국 섬김이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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