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적 복지 더 확충해야 한다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 이창형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4분기 가계소득 동향을 보면, 소득 상위 27.6%에 해당하는 가구는 소득이 증가하였으나, 소득 하위 72.4%에 해당하는 가구의 소득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통계수치는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나라 중산층 이하 가구의 가계소득이 전반적으로 감소하였다는 것을 시사한다. 정부는 이 통계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여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나, 필자가 보기에는 오히려 이 통계가 일반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 실상을 아주 정확하게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최저임금 인상 이후 영세자영업자와 소기업들의 인력 감축이 직접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통계청에서 발표한 고용지표를 보더라도 올해 들어 고용률은 낮아지고, 실업률은 증가한 데서 그 증거를 찾을 수 있다. 둘째,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잔업수당이나 시간외근무수당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가계소득은 확연히 줄어들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장바구니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으니, 서민들의 생활 형편이 더욱 어려워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가계소득이 최저생계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빈곤층과 차상위계층의 경제 사정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짐작이 간다. 정부가 지난해 12월에 책정한 2018년 최저생계비를 보면, 2인가구 기준 854,129원, 4인기준 1,355,761원이다. 매년 12월에 정부가 발표되는 최저생계비는 다음 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 및 급여 기준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지표이다.

 

올해 들어 쌀, 식료품, 전기가스료 등 서민들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소비자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최저생계비 수준으로는 실제로 생계를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산층 이하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점차 어려워짐에 따라 앞으로 사회복지제도에 의존하는 가구의 숫자는 급증할 것으로 예견된다. 현재 정부가 경제적으로 빈곤한 가구에 대해 지원하고 있는 사회복지서비스로는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지급하는 `생계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 `교육급여`가 있다.

 

이러한 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우선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에 포함되어야 한다. 즉, 우리나라 전체 가구를 소득인정액(근로소득+금융소득+재산소득)이 많은 순서대로 일렬로 세웠을 때, 중간 이하에 들어야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있다. 지난해 정부가 책정한 2018년 우리나라 가구의 중위소득은 2인 가구 기준 2천847만97원이고 4인 가구 기준 4천159만202원이다. 올해 1/4분기 가계소득 동향을 감안하면, 현재 우리나라 가구의 중위소득은 이 수치보다 더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저생계비를 벌지 못하는 빈곤가구에 대해 모자라는 금액만큼 보충해주는 `생계급여`제도는 중위소득 기준으로 하위 30%에 해당하는 가구에 대해서만 현금으로 지급한다.

 

즉, 근로소득이나 재산소득이 전혀 없는 가구는 최저생계비 기준 금액을 전액 지원받지만, 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그만큼 공제한 금액을 지급한다.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기초생활수급자`(생계급여, 의료급여, 주거급여, 교육급여 포함)는 163만 가구에 달한다.(전체 1,983만 가구). 그리고 매년 이들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지급되는 돈은 약 8조5천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기초생활수급비를 받다가 소득이 늘어나서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지 않는 탈(脫)수급자는 극히 소수에 불과한 반면, 새로 진입하는 기초생활수급자 수는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절대적 빈곤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는 가구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앞으로 정부가 부담해야 할 사회복지서비스 비용은 크게 증가할 것이다. 반면에 경제성장은 계속 둔화될 것으로 예견됨에 따라 기업의 담세 능력은 점차 떨어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이 기간 중 정부의 재정지출은 연평균 7.3%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이는 지금까지 정부가 발표한 중기 총지출 증가율 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앞으로 극히 우려되는 상황은 재정수지의 악화로 빈곤층에 대한 사회복지 혜택이 급격히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정부는 이러한 점을 충분히 감안하여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복지서비스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불요불급한 보편적 복지제도(아동수당, 청년수당 등)의 확대를 지양하고, `기초생활수급자`와 빈곤 노인층에 대한 지원(수급자 수와 지급금액) 등 선별적 복지를 더욱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아니하고 만의 하나 서민층의 빈곤 문제를 도외시하거나 등한시한다면,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일어날 수도 있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기사입력: 2018/09/13 [18:07]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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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형 수필가 겸 칼럼니스트
「문학저널」 신인문학상(수필부문)을 통해 문단에 등단

현재 문학저널 문인회 수필분과위원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표암문학 회원
사회복지법인 「서울성만원」 경영인
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사회복지사, 관광통역안내사

< 주요 경력 >
한국은행 외환조사실장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평화통일자문회의 외교안보분과 상임위원 등 역임

< 저서 >
이창형 교수의 울산경제 산책 (칼럼집)
취업시장의 트렌드를 읽어라 (취업지침서)
금융실무대사전 (공동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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