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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대 도전의 자유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19/01/02 [17:09]
▲ 신영조 논설위원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기해(己亥)년 새 아침이 밝았다. 하지만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과 마주한 젊은 세대에게는 새해를 맞는 심정이 가볍지만은 않을 것이다. 높은 실업률과 고용절벽 등이 겹치면서 취업, 연애, 결혼, 출산 같은 인생의 통과의례가 아무나 누리기 힘든 사치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갖췄다는 이 나라 청년들은 취업전선의 벼랑 끝에 내몰린 지 오래다. 한국의 20대 후반 청년실업률은 2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14.4%보다 훨씬 높다. 이 연령대 실업자 비중이 20%를 넘긴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행정연구원의 2017년 사회통합실태조사에서 19~29세 젊은이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와 행복감은 10점 만점에 6.1점과 6.6점으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그들의 불안과 우울감도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클수록 현재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복(小確幸)을 찾는지도 모를 일이다. 젊은이들의 주관적인 만족도가 어떠하든 객관적인 지표는 참으로 절망적이다. 작년 11월 15~29세 인구 910만명 중 일주일에 1시간이라도 일을 한 취업자는 393만명(43.2%)에 그쳤다. 일본 젊은이들은 입도선매(立稻先賣)되지만 한국 젊은이들은 졸업 후 2년이 넘어서야 첫 취업 경험을 하는 경우가 65만명에 이른다.


영혼을 팔아서라도 일을 하고 싶다고 절규할 만하다. 실정이 이렇다보니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한국에서 젊은이들의 어깨는 급격히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요즘 젊은 세대는 거창하고 공허한 거대 담론보다 자신의 일상과 밀접한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청년수당`이나 단기 일자리 같은 땜질 대책이 아니다. 질 좋은 일자리다. 그런 점에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격차 해결이 시급한 과제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는 청년실업률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평균임금은 대기업의 55%에 불과한 반면에 일본은 80%에 이른다. 대기업 노조, 공기업의 고용세습과 채용비리를 둘러싼 젊은이들의 거부감과 분노가 유독 깊은 이유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20대의 불안과 고민을 덜어주고 자유로운 계층이동의 돌파구를 찾는 것은 기성세대의 몫이다. 사회경제적 구조의 과감한 개혁으로 경제 활력을 되살리고 청년이 마음껏 꿈꿀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올해는 청년 세대의 심리적 박탈감과 무력감을 달래주고 그 다짐이 현실화되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2019년이야말로, 공정한 기회와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진다`는 확신을 원하는 청년 세대의 염원에 제대로 응답하는 원년이 돼야 할 것이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리 없다고 생각할 때 사람들은 지금 행복하다고 느낀다고 한다.


미래에 희망을 걸지 않을 때 현재 생활에 만족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는 갈수록 포기하는 것이 늘었다. 급기야 삶에 특별한 의미를 찾을 수 없다는 `무민(無mean)세대`라며 자조하고 있다. 그들의 좌절과 분노가 밴 `헬(hell)조선`이라는 말을 철없는 투정으로만 들어서는 안 된다. 새해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개발세대의 낡은 사고와 권위주의의 틀을 과감히 벗어던지자. 이제라도 자유롭고 개방적인 혁신적인 제도와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좌절한 20대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도전의 자유를 주는 희망찬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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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영산대학교 총동문회장
前울산과학대학교, 영산대학교 경영학부 외래교수
前울산광역시 중소기업지원센터 감사
前울산여성인력개발센터 일자리 협력망 위원
前울산광역시 나눔푸드마켓 후원회장

·영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유치위원회 고문
·울산광역시 '중소기업 이렇게 도와드립니다'책자3회발간
·행복Vision Dream(경영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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