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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회> 갈대의 울음
 
하송 시인   기사입력  2019/02/12 [15:39]
▲ 하송 시인    

설날 연휴 마지막 날에 순천만 습지를 방문했습니다. 순천만은 역사가 8,000년이 됩니다. 지질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지구상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해수면의 높이가 160m쯤 높아지면서 우리나라의 서해가 육지에서 바다로 변하고 한반도의 모양이 지금의 형태로 변했다고 합니다. 이때 강물을 따라 유입된 토사와 유기물 등이 바닷물의 조수작용으로 인하여 오랜 세월동안 퇴적되어 왔고 그 결과 순천만에 지금의 넓은 갯벌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순천만 습지는 2003년 습지보호지역이 되었고, 2004년에 동북아 두루미 보호 국제네트워크에 가입했습니다. 또한 2006년에 연안습지로는 전국 최초로 람사르 협약에 등록되었습니다. 갈대가 고밀도 단일 군락을 이루고 있어서 멸종 위기종인 흑두리미의 국내 최대 월동지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재두루미, 황새,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등 국제적인 희귀조이거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11종의 조류가 날아드는 곳으로 전 세계 습지 가운데 희귀 조류가 가장 많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또한 희귀조류 외에도 도요새, 청둥오리, 혹부리오리, 기러기 등을 포함해 약 140종의 새가 순천만 일대에서 월동하거나 번식을 합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일몰과 철새가 무리지어 날아오르는 광경이 장관을 이루어서 2006년 한국관광공사 최우수 감상지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2019 순천방문의 해`라는 큰 글씨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입장권을 끊고 입구에 들어서려니 `오래된 갈대를 베는 중`이니 양해를 바란다는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었습니다. 패딩 옷깃을 여미며 습지의 데크에 들어서니 찬바람이 여지없이 몰아칩니다. 넓은 습지에 빼곡하게 자리 잡은 갈대가 일제히 갯바람의 리듬에 맞추어 흐느적거리며 군무를 시작했습니다. 얼마를 걷다 보니 휑~한 곳이 나타났습니다. 습지의 중간 중간 갈대가 베어진 자리가 회색물감을 입고 침묵하고 있었습니다. 문득 신경림 시인의 `갈대` 시가 떠올랐습니다.


갈대 ― 신경림
언제부터인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갈대>시를 읽으면 슬퍼지기 쉽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갈대의 `울음` 때문입니다. 갈대의 온몸을 흔드는 것이 외형적인 원인이 아니고 갈대 자신의 내재적인 것입니다. 그러한 사실을 정작 갈대 본인은 까맣게 모르고 있어서 더욱 슬픔이 극대화 됩니다. 운다는 것은 우리가 일상적인 삶 속에서 느끼는 슬픔의 표현입니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갈대를 통해서 삶의 근원적인 슬픔이 보입니다. 바람 부는 날, 조용히 울며 자기 본분을 다하고 사라지는 갈대 앞에서 여러 가지 상념이 교차했습니다. 흑두루미가 떼로 모여서 요란하게 울며 시선을 끄는 광활한 습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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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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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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