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기지 해외이전 두고만 볼 것인가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 이창형 논설위원 전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    

2011년 4/4분기부터 미국경제가 급격히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자, 미국정부는 1970년대 이후 해외로 빠져나갔던 기업을 다시 본국으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다. 리쇼어링이란 해외에 진출했던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다시 국내로 이전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미국이 리쇼어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제조업의 회복 없이는 경제성장이나 고용증대를 유발할 수 없다`는 인식이 짙게 깔려있었다. 리쇼어링의 가장 큰 목적은 국내 생산비용을 줄이는 것이었다. 당시 미국정부는 기업 회귀 촉진을 위해 개발도상국과의 생산비용 격차를 축소하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2010년 미국 남부지역 제조업체의 시간당 임금은 21.3달러로 중국 양쯔강 삼각주 지역의 8.6달러에 비해 2.5배나 높았었다. 그랬던 것이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한 결과, 2015년에는 중국과의 생산비용 격차가 1.5배로 축소되었다.


당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리쇼어링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강도 높은 친(親)기업정책을 펼쳤다. 해외기업을 본국으로 복귀시키는 기업에 대해서는 세금우대정책을 실시하고, 기업의 생산성 제고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개혁도 실시하였다. 이러한 미국의 리쇼어링 전략은 이후 미국경제가 사상 최장기의 경제호황을 누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특히 해외기업의 회귀로 인해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이 급속하게 증가하였다. 미국의 리쇼어링 전략은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법인세를 35%에서 20%대로 대폭 낮추는 등 감세정책을 통해 기업의 세금부담을 완화시키고, 리쇼어링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등 정책적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처럼 과감한 친(親)기업정책은 값싼 노동력을 찾아 신흥국 등 해외로 빠져 나갔던 기업들을 다시 미국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일본도 1985년 이후 엔화의 급격한 강세와 높은 세금 부담을 이기지 못해 기업들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함에 따라 제조업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심각한 양상을 보인 적이 있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본 기업들은 신흥국시장의 빠른 성장에 대응하여 저가격 제품과 고품질 제품을 동시에 공급하기 위한 전략으로  리쇼어링을 추진하였다. 한때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하였던 아시아 국가들의 노동임금이 급등한데다, 아베 수상 정부가 아베노믹스를 통해 법인세 인하, 규제 개혁, 엔화약세 유도 정책을 펼쳐 국내 기업환경이 좋아지자 본국으로 회귀하는 현상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러한 일본의 리쇼어링 현상이 일본 제조업의 부활을 가져오고 경제를 회복시키는 크게 기여하였음은 두 말할 여지가 없다.


지금 우리나라의 분위기는 어떠한가? 미국과 일본과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국민들의 반(反)기업정서가 팽배한 가운데, 기업규제 강화, 법인세와 공과금 인상,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의 반(反)기업정책으로 기업들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오프쇼어링(Off-shoring) 현상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거기에다가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 진출했던 외국기업들마저 본국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기업의 해외이전에 더하여 미국을 비롯한 외국기업들마저 본국으로 회귀한다면, 투자자금의 유출로 인한 외화유동성 악화 우려마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해외로 이전한 기업들이 국내에서 조달하던 소재와 부품을 해외에서 해결하게 된다면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은 치명타를 입을 것이다.


오프쇼어링은 국내경기의 불황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고, 이는 결국 실업의 증가를 초래할 것이다. 이러한 위기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국내 고용시장은 경직되어 있고 임금인상 압력은 지속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제조업의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은 세계에서 꼴찌 수준이고, 정부 규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부와 정치권은 반(反)기업정책에 매달려 있다. 특히 기업의 과도한 조세부담율과 현실을 무시한 최저임금 인상은 기업들의 해외이전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는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 재투자를 할 수 있도록 투자여건을 개선하고 투자환경을 조성하는데 정책의 최우선을 두어야 한다. 기업규제의 과감한 철폐, 조세부담 완화, 노동시장의 유연화 등 기업 활동에 우호적인 정책만이 기업의 해외이전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기사입력: 2019/02/17 [15:31]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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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형 수필가 겸 칼럼니스트
「문학저널」 신인문학상(수필부문)을 통해 문단에 등단

현재 문학저널 문인회 수필분과위원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표암문학 회원
사회복지법인 「서울성만원」 경영인
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사회복지사, 관광통역안내사

< 주요 경력 >
한국은행 외환조사실장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평화통일자문회의 외교안보분과 상임위원 등 역임

< 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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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시장의 트렌드를 읽어라 (취업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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