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이래도 되나
 
박서운 울산과학대학교 교수
 
▲ 박서운 울산과학대학교 교수    

우리나라 경제가 올해 1분기에 -0.3%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뒷걸음쳤다. 성장률뿐만 아니라 설비투자는 20년 만에 최저이고, 체감경기의 바로미터인 건설경기도 하향세며 수출이나 수입도 빨간 불을 켜고 내리막길로 향하고 있다.

 

이를 알리는 국내외 평가사들의 한국경제 진단표가 신문의 머리기사를 장식하며 경고음을 내고 있다. 고도경제성장 시대에 살았던 베이비부머는 경제성장이 주는 낙수효과를 누리며 살아온 세대이다. 하루세끼를 제대로 먹지 못해 항상 배를 곯고, 입을 것, 잘 곳 등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에 온 힘을 쏟아야 겨우 살아갈 수 있는 환경에서 조금씩 조금씩 형편이 나아지면서 이제는 그래도 살만 하다고 느낄 만큼 잘 살게 되었다.

 

경제성장이 얼마나 큰 혜택인지를 몸으로 체험하며 살아온 세대라는 뜻이다. 1972년부터 시작된 제3차 경제개발기간 중에는 연평균 10%를 웃도는 성장을 통해 지금의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초석을 쌓게 된다. 1996년 OECD 가입 시 경제성장률은 7.6%로 회원국 중 1위였고 이 후 조금씩 하락하기는 했지만 10위권 안팎의 중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경제성장률은 한 나라의 경제 활력도를 나타내는 지표가 되는데, 사실은 그 수치 안에 포함된 고용효과 때문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여러 가지 변수는 있으나 과거 경제개발 시대에는 경제성장률이 1% 올라가면 10만개 정도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통계가 있었다. 물론 최근에는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라든가, 생산자동화로 인한 인력감축 등의 요인은 있으나 경제성장률을 향상시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경제현실은 그리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제조업 성장률이 -2.4%로 하락하였고, 가동률은 10년 만에 최저치를 보여 주고 있어 우리나라 산업생태계가 위태로워지는 상황을 여기저기에서 감지할 수 있다. 글로벌 시가총액 1000위에 속한 한국기업이 올 1분기 16곳으로 2017년과 비교하면 4곳이 줄었다. 비율로 따지면 25%의 감소세다, 전 세계 시총순위 100대 기업에는 삼성전자가 유일한데, 올 1분기에는 2017년 13위에서 순위가 15계단 떨어졌다.


잠시 좋았던 시절을 되돌아보자. 2000년에 현대중공업이 독자기술로 개발한 `힘센(HiMsen)엔진`은 2007년 세계시장 점유율 74%로 치솟아 `세계 일류상품`으로 인증되었고 현재도 동급 엔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할 만큼 인기다.

 

그때부터 우리는 세계에서 제일 좋은 상품을 여러 개 가지고 있었으며 아시아권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반도체 세계 1위, 조선산업 1위,  철강 제조산업 1위 등 산업부문별로도 세계 선두권을 유지하며, 국민들의 자부심을 한껏 고양시켰다. 경제는 심리라고 하지 않던가? 그때 우리는 자신감도 있었고 미래에 대한 확신도 가졌었다.

 

그러면 지금은 어떠한가? 소위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2년간 시행결과 소득은 오히려 하향 평준화되어 경제․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뒷걸음치고 있다. 자영업자의 폐업이 늘어나고, 좋은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며, 알바생 등 비정규 인턴 종사자는 오히려 예전보다 더 힘들어 졌다고 아우성이다, 예전의 왕조시대에 임금의 가장 주된 임무는 백성을 배불리 먹이는 것이라고 했다.


그 진리는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 경제의 활력과 비전을 살려내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중요하다. 국가 재난을 기회로 잡은 정권이다 보니 원자력 발전을 타깃으로 삼아 국민의 안전을 도모한다는 명분으로 원전을 폐기하려고 하는 아마투어적인 발상으로 에너지 정책은 혼란 자체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원전폐기에 대해 국민투표를 시행하면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 궁금해진다. 정치나 외교 등도 어디 하나 시원한 구석이 없다. 이렇게도 속수무책인 경우를 본적이 없다.

 

한반도의 이해당사자인 미국, 일본 중국 등은 물론이고 그토록이나 애원의 대상인 북한마저 우리를 깔보고 있다. 정통외교는 사라진지 오래고 청와대 참모진 몇 명에 의해 농단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지금 위정자들은 백성의 삶은 안중에도 없고 이념 프레임에 갇혀 당파싸움에 골몰하고 있는 형국인데 그 결말은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지 아니한가. 임진왜란을 겪었고 나라를 잃어버리는 참담함으로 나타나지 않았던가. 과거에 묶여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하는 이 나라의 운명이 염려된다. 과거를 부정하여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과거를 완전히 말살하는 것에 골몰치 말고 미래를 내다보는 정부 여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한 가득이다.


 
기사입력: 2019/05/06 [17:32]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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