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회>쿨한 연습
 
하송 시인
 
▲ 하송 시인    

아는 언니를 오랜만에 만났는데 인상이 미묘하게 달라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목구비는 그대로인데 부드러웠던 인상이 좀 더 선명하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왠지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했더니 눈썰미가 있다는 칭찬과 함께 눈썹 문신을 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자세히 보니까 예쁜 반달 모양의 눈썹이 또렷하게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예전의 아주머니들이 하던 짙은 검정색에 어색한 눈썹 모양이 아니었습니다. 흑갈색의 자연스러운 색깔로 뽀얀 얼굴과 조화롭게 잘 어울렸습니다. 언니한테 예쁘다고 말하자 무척 만족해했습니다.

 

눈썹이 없어서 스트레스였는데 이제는 날마다 펜슬로 눈썹을 그리지 않아도 되니까 너무 편해서 좋다고 했습니다. 문신 시술 할 때 아프지 않았는지 묻자, 많이 아팠다며 예뻐지려는데 그 정도도 못 참아서 되겠냐고 했습니다. "그래, 한 번 아프고 영원히 편하고 예쁘면 좋지." 라고 했더니 손을 저었습니다.

 

반영구 문신이라서 서서히 옅어지다가 아예 없어진다면서, 짧으면 6개월이고 길면 1~2년 정도 유지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깜짝 놀라서 말했습니다."엥? 고생해서 했는데…." 두려움 속에서 통증을 겪었는데 서서히 없어지다가 길어야 1~2년 간다니…. 유효기간이 너무 짧다는 생각에 안타까워하자, 언니는 아니라고 했습니다. 문신을 한 뒤에 마음이 변할 수 있으니까 오히려 좋다고 했습니다.

 

또 다시 시술 받기 싫으면 안 할 수도 있고, 혹시 하고 싶으면 새로 유행하는 스타일로 모양과 색을 바꿔서 할 수 있어서 좋다고…. 어린 시절에 많이 읽던 동화책에서 `공주님은 왕자님을 만나 사랑하게 되고 결혼을 해서 아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대부분은 끝이 납니다. 백설 공주 이야기입니다. 왕비인 새엄마가 백설 공주의 미모를 시기하여 죽이라고 명령했는데 일곱 난쟁이와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사과장수로 변장하여 백설 공주에게 독이든 사과를 먹였는데 지나가던 이웃나라 왕자의 키스로 다시 살아나 둘은 아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콩쥐팥쥐 이야기입니다. 새엄마가 콩쥐보다 한 살 아래 동생인 팥쥐를 데리고 왔는데 팥쥐만 편애하고 콩쥐에게는 힘든 집안일을 시키며 심하게 구박을 했습니다. 어느 날 팥쥐 모녀가 콩쥐에게 힘든 일을 시켜놓고 마을 잔치에 갔습니다. 콩쥐는 두꺼비와 새와 선녀의 도움으로 잔치에 가다가 꽃신 한 짝을 잃어버렸는데 뒤따라온 원님이 그것을 주워서 콩쥐 발에 딱 맞아 콩쥐를 부인으로 맞게 되었습니다.

 

이 동화 역시 권선징악의 결말로 끝을 맺습니다. 새엄마와 팥쥐는 죽게 되고 콩쥐의 아버지는 새 부인을 얻어서 잘 살고, 새엄마에 의해서 죽음을 당한 콩쥐는 다시 살아나서 원님과 아들딸 낳고 아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두 동화의 공통점으로 아이들을 학대하고 죽이려는 나쁜 새엄마가 등장하는 점입니다. 요즘 부모의 이혼으로 조손가정이거나 새엄마와 함께 사는 어린이들이 적지 않은 환경에서, 부정적인 편견이 생길 가능성으로 우려가 되는 부분입니다. 또 하나의 공통점으로 현재의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면 나를 좋아하는 배우자를 만나서 영원한 사랑과 행복을 누리는 것입니다.

 

학창시절 즐겨보던 순정만화 속의 주인공들 역시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결국은 영원한 사랑으로 결말이 이루어졌습니다. 소설과 영화를 통해서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더욱 굳건히 믿음은 커져만 갔습니다. `사랑은 영원한 것이라고!` 그러나 환상은 간단하게 깨졌습니다. `사랑에 유효기간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연구결과를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린 시절 동화책을 기점(起點)으로 마음 속 깊이 키워왔던 희망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길어야 3년이라니!` 그런데 다행인 것은 요즘 사람들은 영원한 걸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젊은 연인들 사이에 헤어지는 것도 질퍽거리지 않고 쿨하게 헤어졌다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물건도 싼 것 사서 몇 번 쓰고 `질리면 버리면 된다.`는 말을 쉽게 합니다. 잘 끊고 버리는 성격이 아니기에 앞으로 `사회 부적응 자`가 되지 않으려면 `쿨한 연습`이라도 해야 되려나봅니다.


 
기사입력: 2019/05/07 [15:32]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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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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