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송의 힐링愛 성찰愛 >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제112회> 강제 비우기
기사입력  2019/07/02 [15:28]   하송 시인
▲ 하송 시인    

구독 신청해놓고 시간 날 때마다 즐겨보는 유튜브가 있습니다. 9살 연상의 일본 아내와 외국에서 만나 결혼한 이후 이곳저곳으로 거처를 옮겨 다니며 살고 있는 한국남자 이야기입니다. 평범하지 않은 커플인데 특별히 관심을 끄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철저한 `미니멀 라이프`로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부부가 전 재산인 배낭 하나씩을 등에 메고 가볍게 세계를 다니며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특별히 물려받은 재산이나 모아놓은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가끔씩 관광 가이드를 하면서 받는 수입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모든 물건을 최소로 소유하며 전 재산과 자신의 생활을 공개합니다. 심지어 단 하나뿐인 속옷까지 공개하는데 망사 속옷이었습니다. 그것은 속옷이 하나뿐이어서 빨래를 하고 나서 최대한 빨리 건조시키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각양각색의 속옷부터 겉옷까지 수북하게 쌓여있는 방안을 둘러보며 절로 한숨이 나옵니다. 어느 순간부터인지 주위의 온도가 무척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계속 끌어들이는데 목마름은 나아지질 않은 채, 결핍되고 나에게 없는 것만 자꾸 눈에 보입니다. 그럴수록 더욱 움켜쥐고 쌓아올리면서 점점 그 무게에 짓눌려지는 느낌입니다. 미니멀 라이프로 가벼운 삶을 구가하는 커플을 보면서 대리만족과 함께 부러움은 커져만 갑니다.


얼마 전, 수요일마다 몇 주 동안 퇴근하고 밤 9시까지 인문학 교육을 받았습니다. 내용 중에 정리정돈에 관련한 교육도 있었는데 첫째는 `비우라.`였습니다. 원래 `버려라.`인데 그러면 아쉬운 마음이 커져서 버리기는커녕 더욱 물건에 집착하기 때문에 좀 더 부드러운 표현을 쓴다고 했습니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은 것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주위에서 또한 부러워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넘쳐나는 물건 때문에 힘들어지며 스트레스의 주범이 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꼭 필요한 것만 갖고 간소한 삶을 사는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며 동경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갑자기 휴대폰이 느려지고 제대로 작동을 안 합니다. 메모리가 가득차서 공간을 확보하라는 메시지가 떴습니다.

 

사진도 가득 들어있고 앱도 여러 가지 다운 받아서 저장 공간이 부족한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사진과 앱을 몇 개 지우고 겨우 공간을 확보하고 한숨 돌렸습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다 보면 또 메모리가 가득차서 공간을 확보하라는 메시지가 뜹니다. 그러면 또 삭제하고 정리하면서 저장 공간 확보에 급급합니다. 비우질 않고 채우기만 하는 삶엔 과부하가 걸린다는 걸 깨닫곤 합니다.


며칠 전 바빠서 어수선하게 지내던 중 실수로 휴대폰이 완전히 잠기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휴대폰 잠금을 해제하려고 서비스센터로 갔는데 초기화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본인이 본인 것 휴대폰을 가지고 갔는데도 개인정보 차원에서 초기화를 해야만 잠금 해제가 가능하다니! 요즘 국가 차원에서 개인정보에 대한 보안이 강화돼서 어쩔 수 없다고 했습니다.

 

결국은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눈앞이 막막한 채 초기화를 미루고 터덜터덜 집으로 왔습니다. 휴대폰 속에 가득 채운 재산이 한 순간에 사라질 위기가 닥친 것입니다. 무엇보다 모든 연락처와 메모장이 삭제되는 것이 제일 크게 다가왔습니다. 연락처가 없어짐으로써 인간관계에 부득이 타격이 올 수밖에 없고, 글감이 떠오를 때마다 적어놓은 메모장 역시 사라지기에, 후 폭풍이 이만 저만 아니기 때문입니다.

 

충격 속에서 며칠을 지내면서 밤에 잠을 설치던 중 스트레스로 다리에 쥐가 나기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며칠을 보내면서 마음을 다잡으면서 이젠 보낼 준비를 하는 중입니다. 그동안 가득 채우는 데에만 급급해하며 끌어안고 지내다 보니, 비울 시기를 정해준 것 같습니다. `강제 비우기`라는 선물을 주셨는데 가혹한 형벌이라고 느끼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에도 이미 다른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으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욕심과 집착도 함께 비워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광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롯데백화점 울산점 - www.lotteshopping.com/depart/branch/submain.jsp?branch_cd=020
울산공항 - ulsan.airport.co.kr/
울산광역시 교육청 - www.use.go.kr/
울산광역시 남구청 - www.ulsannamgu.go.kr/
울산광역시 동구청 - www.donggu.ulsan.kr/
울산광역시 북구청 - www.bukgu.ulsan.kr/
울산광역시청 - www.ulsan.go.kr
울산지방 경찰청 - www.uspolice.go.kr/
울산해양경찰서 - ulsan.kcg.go.kr/
울주군청 - www.ulju.ulsan.kr/
현대백화점 울산점 - www.ehyundai.com/portal/depart/branch/branchMain.jsp?pSiteMapId=0103010800&swfseq=0800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연재소개

더보기

연재이미지
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박태환,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불참 / 편집부
`한일 파국` 책임을 보는 시각 / 한병훈 오스트리아 비엔나 동아시아연구소 부소장
언양 교통사고 1명사망 / 김영호기자
'꿈에그린' 모델 김정은.배성희씨 공동대상 영예 / 손두익기자
꽃미남 조성곤 기수 정식기수 등극 / 황상동기자
국민연금 안내면 어떻게 되나요? / 편집부
해울연, 바다쓰레기 10여 톤 수거 / 최관식 기자
제일병원-(사)남북하나개발원, 진료협약 체결 / 김홍영 기자
효문동 지역사회보장협-현대차 봉사단, 초복맞이 삼계탕 대접 / 편집부
효문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착한가게 22호점 현판 전달 /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