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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회> 개 짖는 소리
기사입력  2019/07/16 [15:29]   하송 시인
▲ 하송 시인   

휴일을 맞이해서 모처럼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가까이에서 개 짖는 소리가 날카롭게 귀를 찌르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시작된 소리는 쉬지 않고 계속 이어졌습니다. ‘주인은 뭐하느라 개가 이렇게 오랜 시간 시끄럽게 짖게 놔둘까?’ 라는 생각으로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웃과 함께 생활하는 아파트에서 개를 키우는 것은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상황인데 전혀 개의치 않는 주인이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제일 기본적인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는 것에 화가 나면서 급기야 짜증이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침부터 쉬지 않고 이어지는 소음공해에, 처음에는 귀가 아프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두통까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해야 되나 잠시 고민 하다가 용기가 나질 않아서 평소대로 꾹 참기로 했습니다. 괴로움은 점점 더 심해져갔습니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이제 시끄럽게 짖고 있는 개까지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주인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주인이 있으면 하루 종일 개가 저렇게 심하게 짖게 놔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어디인지 감을 못 잡겠네.” 오후 3시경이 되어서 주차장 쪽에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창밖을 보니 관리사무소 직원이 다른 직원과 통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하고 눈이 마주치자 혹시 몇 층에서 개를 키우는지 아냐며 개 짖는 소리 때문에 민원이 들어왔는데 어느 집인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어느 집에서 개를 키우는지 모르지만 뭔가 도움이 되고 싶은 생각에 주차장으로 나갔습니다. 그곳에서도 개 짖는 소리가 크게 들렸습니다. 가만히 들어보니 역시 우리 라인의 위쪽에서 나는 소리인데 콕 집어 어느 집인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관리사무소 직원은 오랜 시간 아파트를 응시하며 집중해서 듣더니 8층에서 나는 소리 같다며 연락은 해보겠지만 지금은 집에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개를 키우면 데리고 다니던지 울지 않게 해놓고 다녀야지, 왜 저렇게 개를 울려서  아파트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는지 모르겠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역시 염려하던 대로 개가 주인과 떨어져서 분리불안 증세로 울부짖는 중이었던 것입니다. 개 울음소리로 휴일을 잠식(蠶食)당한 채 가슴까지 아파오면서 어려서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어려서 시골에서 자랄 때입니다. 어느 날 한밤중에 잠에서 깼는데 캄캄한 집에 나 혼자뿐이었습니다. 폭풍우와 천둥소리가 지축을 흔들고 번개까지 번쩍이고 있었습니다. 극도의 두려움과 공포심으로 온 몸을 떨며, 어린 아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우는 것뿐이었습니다.

 

얼마를 크게 울었는지 아랫집 아주머니가 찾아와서 집으로 데려가 달래주셨습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논둑이 터지는 바람에 어른들이 모두 삽을 들고 논에 가셨다고 했습니다. 가족들이 나를 버리고 간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약간은 마음이 놓였지만, 공포감은 쉽게 가시지 않았습니다. 한번 잠이 들면 아침까지 푹 자는 습관이 있었기에 자다가 깨리라는 예상을 못하고, 급한 상황에 어린 아이를 집에 혼자 두고 나갔던 듯했습니다.


그 때 그 무서웠던 느낌은 지금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후 6시경이었습니다. 주차장이 시끌벅적 하더니 초등학생 아이까지 포함된 가족들이 차에서 내렸습니다. 개 주인 가족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역시 그 가족들이 집 안으로 들어간 후에 개 짖는 소리가 뚝 그쳤습니다. 개가 얼마나 주인을 반가워했을지 눈에 훤히 그려졌습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꼬리를 치며 품으로 달려드는 개를 향하여 가족들도 털을 쓰다듬고 볼에 비비며 이산가족 상봉의 기쁨을 누렸을 것입니다.

 

개가 하루 종일 울부짖은 것은 까마득히 모른 채, 밖에서의 일정을 알차고 보람 있게 지내고 온 것에 뿌듯해할 것입니다. 나중에 관리사무소에서 연락을 받고 개가 짖어서 민원 발생으로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애 먹은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자기들을 애타게 찾으며 기다린 대가(代價)로 개를 위한 저녁 식사를 특별히 더 비싸고 맛있는 식단으로 준비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달콤한 휴일을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지낸 아파트 주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질지는 더욱 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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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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