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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회>맨발의 즐거움
기사입력  2019/10/29 [16:07]   하송 시인
▲ 하송 시인    

매일 아침마다 등교하면 교사와 학생들이 제일 먼저 운동장으로 향합니다. 학교 도착하는 대로 삼삼오오 자유롭게 운동장을 걷습니다.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교사들은 맨발로 걷습니다. 학생들은 호기심으로 맨발로 걷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신을 신고 걷습니다. 처음에는 비만 학생들의 건강관리를 위해서 시작되었습니다.

 

비만 아이들만 따로 운동을 시키면 상처 받을 수가 있어서 교사들이 전체 아이들과 함께 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아침마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활기차게 걷는 운동장은 웃음소리와 발자국 소리가 함께 어우러져 생기가 가득합니다. 교장선생님은 50대 후반인데 청년 같은 몸매에 아주 날렵한 모습입니다. 주말을 이용해서 가깝고 먼 산을 맨 발로 등반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맨발이 얼마나 건강에 좋은지 시간이 날 때마다 설명하십니다. 어느 날부터인지 교사들이 아침 운동장 걷는 시간에 하나 둘 신을 벗고 교장선생님의 맨발 걷기에 동참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운동장 고운 흙을 밟는데도 발바닥이 아파서 걷기가 불편했습니다. 불과 며칠 지나자 아픈 느낌이 없어지더니 두 달 정도 흐른 지금은 어느 땅을 밟아도 편안하고 카펫을 밟는 느낌입니다.


어려서부터 손발이 차가웠습니다. 맨발로 걸은 뒤로 발이 따뜻해지면서 날씨가 쌀쌀한 요즘에도 양말을 신지 않고 있습니다. 맨발 걷기에 재미가 붙자 `계족산 황톳길`을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대전 동쪽에 위치한 429m 계족산은 산줄기가 닭발처럼 뻗어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2006년 맥키스컴퍼니(구 선양)의 조웅래 회장이 계족산을 오르는데 한 여성 동반자가 하이힐을 신어 어려움을 겪자 조 회장이 자신의 신발을 벗어주고 맨발로 산행을 했다고 합니다.

 

그 후 맨발 걷기가 건강에 좋은 것을 느껴서 `보다 많은 사람들과 맨발의 즐거움을 나눠보자.`라는 생각으로 황톳길을 조성해서 지금도 해마다 2000톤씩을 들여와 보수하고 있습니다. 주말에 남편하고 계족산을 향해서 야심차게 출발했습니다. 김밥, 과일, 물을 준비해서 든든하게 먹는 걸로 시작했습니다.

 

황톳길 출발지점은 진흙을 밟는 것처럼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워서 발바닥이 간질간질했습니다. 남편 역시 황토 흙을 보더니 가볍게 신과 양말을 벗었습니다. 감촉이 좋다면서 기분 좋게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시간이 갈수록 길이 단단해지면서 거칠어졌습니다. 한참을 걷더니 발바닥이 아프다고 했습니다. 단련이 안 돼서 아플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색하지 않은 채, 여자도 이렇게 잘 걷는데 발바닥이 두툼한 남자가 무슨 엄살이냐며 앞장서서 걸었습니다.


상수리나무가 있는 곳에선 나뭇잎이 수북이 쌓여서 뒹굴고 있었습니다. 나뭇잎을 밟으라고 했더니 폭신해서 덜 아프다고 했습니다.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로 땀을 식혀주고 가을에 생명이 다해 낙엽이 되어서도 발바닥을 보호해 주는 나무를 보며 다시 한 번 자연에 대한 감사함이 들었습니다. 날씨가 차가울 것이라는 일기 예보에 옷을 여러 겹 껴입고 한참을 걷다보니 더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옷을 한 겹 벗었는데도 또 걷다보니 더워져서 한 겹을 더 벗었습니다.

 

허물 벗는 매미처럼 두 겹을 벗고 가다가 그래도 더워서 스카프를 벗었습니다. 계족산을 한 바퀴 빙 돌아서 도착 지점이 가까워질수록 쌀쌀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백 팩에 넣었던 스카프를 꺼내서 다시 두르고 옷도 꺼내서 한 겹씩 입기 시작했습니다. 맨발로 황톳길을 걸으며 쉬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온 몸으로 가을을 담았습니다.

 

드디어 5시간의 강행군 끝에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처음 맨발걷기를 하는 남편이 중간에 신발을 신을지 모르겠다고 염려했던 것과는 달리 성공한 것입니다. 황톳길 사이사이에 발 씻는 곳이 여러 곳이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 맨발 걷기에 성공한 남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남편역시 성취감으로 뿌듯해하며 기뻐했습니다.

 

드디어 출발 지점이었던 장동산림욕장 입구인 발 씻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발바닥에 야무지게 달라붙은 황토를 솔로 박박 문질러 씻어내고 신을 신었습니다. 멀리 주차해 놓은 차까지 가느라 한참을 또 걸었습니다. 집에 와서 만보기를 확인하니 `30091`이 찍혀있었습니다. 처음으로 3만보가 넘는 기록을 세운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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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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