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유럽식 마이웨이`를 걷겠다는 유럽연합(EU)의 행보가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재자`를 자청하던 EU가 다음날 미국과의 공조를 약속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ㆍ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현지시간 15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화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중국과 중국의 행동 및 야심이 EU와 미국에 어떤 의미인지 초점을 맞춰 양자 대화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폼페이오 장관과) 중국이 여러 분야에서 그들의 주장을 더욱 강력하게 내세운 상황을 이야기했다"며 "중국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함께 문제를 직면하고 있고, 이를 공동으로 다루기 위해 긴밀한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등이 논의 내용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렐 대표는 "폼페이오 장관과 통화를 종료하던 시점에 `우리의 우려를 공유하고, 가치와 이익을 지킬 공통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과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만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대화는 아직 나누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사실상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손을 잡겠다는 선언이다. 보렐 대표의 제안은 오는 29일 EU-중국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나와 더욱 이목을 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브뤼셀에서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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