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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운 칼럼> 지속가능한 발전
기사입력  2021/04/04 [16:26]   박서운 논설위원 울과대 명예교수
▲ 박서운 논설위원 울과대 명예교수     © 울산광역매일

  1970년대 후반 남구 용연동 화학공장들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공장 내부의 모습은 기억에서 사라졌지만, 공장 주변 나무위에 눈처럼 내려앉은 노란가루들이 생각난다. 아마 굴뚝을 통해 배출된 아황산가스 때문에 생긴 유황가루이리라. 주변의 논과 밭은 경작을 할 수 없어 휴경보상금을 받는다고 한다. 당시 울산이 우리나라 공해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던 때의 한 컷 모습이다. 그 당시 대학에 임용되어 울산으로 간다하니까 거기 가서 어떻게 살겠냐는 것이 대부분의 지인들이 건넨 나름 위로의 말이었다. 지금의 울산은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고 청정한 공업단지로 변모하여, 오히려 그 때 그 사람들에게 클린 울산을 자랑하곤 한다. 그리고 공해도시에서 청정도시로 변화하는 모습을 몇 십 년에 걸쳐 보아왔기에 환경보전에 관한 관심이 자연스레 커지게 되었다.

 

   UN에서는 2015년 산하 ‘지속가능발전정상회의’에서 사람, 지구, 평화, 그리고 협력에 관한 범지구적 행동을 촉구하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발표하였는데, 이는 지속가능발전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인류공동의 17개 목표를 선정한 것이다. 조금 지루하기는 하지만 모두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빈곤퇴치, 기아종식, 건강과 웰빙, 양질의 교육, 성평등, 물과 위생, 깨끗한 에너지,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 산업혁신과 사회기반시설, 불평등 완화, 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 책임감 있는 소비와 생산, 기후변화 대응, 해양생태계, 육상생태계, 평화ㆍ정의와 제도, SDGs를 위한 파트너십이 그것이다. ‘단 한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이라는 슬로건이 주는 의미에서 묵직한 느낌을 받는다. 이들 목표들은 ‘도시’나 ‘국가’라는 거대 객체에 주로 적용되겠지만 한 개인의 삶과도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의 일상적인 삶속에서 하나의 준거가 될 수 있다. 

 

  ‘환경과 개발’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아서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가치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기에 동전의 양면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데, 동전의 한 면만 봤기 때문에 생긴 일이 KTX 천성산 터널공사이다. 당시 지율이라는 여승이 도롱뇽 소송이라는 이름으로 공사를 지연시켜 막대한 경제적ㆍ시간적 손실을 일으켰다. 요즘도 천성산에 자주 가지만 터널 때문에 황폐해진 증거는 도저히 찾을 수 없다. 그리고 영남알프스 케이블카를 준공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시간과 경비, 그리고 공력을 소비했던가. 그러나 지금 케이블카는 자연을 거의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시민들에게 거대한 자연의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는가. 환경과 개발이 양립하여 생긴 좋은 결과물들이다. 

 

  UN의 목표중 하나인 ‘깨끗한 에너지’ 확보는 어쩌면 앞으로 우리가 겪어야 하는 어려움을 대변하는 대표적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 바뀌게 되면 전력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게 된다. 그러나 문재인정부는 원자력을 폐쇄하고 친환경발전인 태양광발전이나 해상풍력발전으로 대체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친환경발전으로 보이지만 언제든 자연을 파괴하는 형태로 역전될 수 있음은 알아야 한다. 특히 원자력 1기가 만들어내는 전력량을 친환경발전으로 감당하려면 대규모 자연훼손이 일어나기 십상이다.

 

  심사가 어지러운 가운데, 요즘 대기업들이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기업의 투자 의사 결정시 ‘사회책임투자’ 또는 ‘지속가능투자’를 우선시하는 것인데, 결국 사회적ㆍ윤리적 가치를 반영하는 기업운영을 하겠다는 선언이니 기업에서는 비용이 들겠지만 국민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하다. 며칠 전 모 은행이 신문에 낸 기업광고의 내용이 이렇다. ‘금융에 ESG를 더해 모두의 내일을 키워나갑니다’ 이제 세상은 바뀌고 있는데, 바뀌지 않고 후진하는 것은 정치밖에 없으니 답답하기가 그지없음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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