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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하 송 시인   기사입력  2021/04/20 [16:59]
▲ 하 송 시인     © 울산광역매일

 옆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예방접종 희망 여부 공문 제출을 앞두고, 접종해야 할지 망설이다 전화했다고 했습니다. 학교에서 올해 보건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서 ‘우선 접종 대상 교사’가 된 것입니다. 수업 시간은 반 아이들만 접촉하지만, 학교 방역 최일선에서 등교 시간에 전교생 발열 체크 등 많은 아이들과 직접 접촉하므로 빨리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선생님은 여러 매체를 통해 부작용 사례를 접하면서 너무 고민이 된다고 했습니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고 혹시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 때 본인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고, 만약에 회복되어도 평생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고, 학교가 2주간 원격수업을 하는 등 나로 인하여 주위 사람들이 많은 고통을 겪어야 하고, 특히 연세 드신 부모님께는 생명의 위협까지 가할 수 있어서 나는 빨리 접종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내 이야기를 듣더니, 자신도 접종해야겠다고 했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공문이 왔습니다. 교사 대상 예방접종이 시작된다는 공문인데 확인해보니 4월 8일에 명단이 들어 있었습니다. 일찍 접종 하기에 기쁜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4월 7일 저녁에 교사 접종을 연기한다는 소식이 보도되었습니다. 보건소에서 접종 연기 문자도 왔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출근해서, 이미 결재받은 공가를 기결 취소했습니다. 접종 대상 교사들의 반응은 나뉘었습니다. 나처럼 접종이 연기되어서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다행이라는 사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며칠 있다가 접종 관련해서 보건소에서 문자가 왔습니다. 4월 22일에 접종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날짜 변경 희망 시 연락 달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좀 더 일찍 접종하고 싶은데 가능한지 문의했습니다. 4월 14일 오후 1시 30분에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전화를 끊을 때 보건소 직원과 거의 동시에 “감사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예방접종 당일 점심을 먹고 학교를 나서는데 교장 선생님과 선생님들 몇 분이 현관 양쪽에 서서 

 “하선생님! 접종 잘하고 오세요!”

라며 박수 치면서 환송해주셨습니다. 한 여선생님은 주차장까지 따라와 주며 응원해주었습니다. 학교에서 ‘코로나19 백신 1호 접종자’의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이 함께 몰려왔습니다.

 

 군 보건소를 찾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얼마 전에 이전했는데 네비게이션이 업그레이드가 안 되었는지, 예전 보건소로 안내했습니다. 예약된 시간에 늦을까 봐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불안감으로 가슴이 뛰었습니다. 시간 여유를 두고 일찍 출발했기에, 헤맸는데도 다행히 예약 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했습니다. 

 

 이렇게 발을 동동 구르며 불안한 마음으로 접종을 하면 컨디션이 안 좋아질까 봐 걱정되었습니다. 멀리에 준비된 임시 주차장에 주차 후에 전속력으로 뛰는 바람에, 도착하고 나서도 한참 숨을 헐떡였습니다.

 

 예진표를 작성하고 띄엄띄엄 준비된 의자에 앉아서 기다렸습니다. 내 앞에 여러 명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진찰실 앞 복도에 2명씩 대기하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공중보건의사인 듯 앳되어 보이는 의사가 건강 상태에 대해서 여러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온종일 똑같은 질문을 하느라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접종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왼쪽 팔 근육에 접종을 받았습니다. 친절하게 접종을 해줘서인지 독감보다 덜 아팠습니다. 접종 후 대기실로 안내되었습니다. 작은 종이를 받아보니 ‘접종후 대기 시작 시간과 종료 시간, 접종 후 안내사항’이 적혀있었습니다.

 

 「귀가 후 고열이나 심한 알레르기 반응(호흡곤란, 입술·입안의 부종, 두드러기)등 평소와 다른 신체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보건소로 연락바랍니다.」

 

 아나필락시스에 대비해서 응급 주사약인 에피네프린을 갖춰놓고 간호사가 지켜보는 장소에서 20분 머무른 후에 무사히 보건소를 나왔습니다.

 

 아무 증상 없이 밤에 푹 자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두통이 몰려왔습니다. 타이레놀 1정을 먹고 출근을 했습니다. 교장선생님을 비롯해서 모든 선생님들이 교무실로 몰려와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건강상태를 물었습니다. 괜찮다는 대답에도 교무선생님이 학생들 발열체크를 대신 해주고, 교장선생님은 컨디션 안 좋으면 빨리 조퇴하라고 했습니다. 

 

 접종일부터 지금까지 모든 교직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아직도 아침마다 약간의 두통이 있긴 하지만 참을만해서 내색하지 않고 있습니다. 접종하고 나니 마음이 든든합니다. 큰일을 해낸 것처럼 뿌듯하기까지 합니다. 접종 가능한 어른들이 빠른 시일 내 집단 면역을 이뤄서, 예방접종 받지 못하는 우리 어린이들이 하루빨리 마스크를 벗고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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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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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의 보건교육은 물론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하송은 대한문예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등단했으며,문학저널에 수필, 국보문학과 청산문학에 동시로 신인문학상을 수상을 비롯해서 제1회 지필문학 대상,제6회 한국문학신문 대상,제7회 농촌 문학상,2013년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 공모전 당선,제13회 한류예술상 등을 받았다.


저서로는 금연교육서‘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동시집‘내 마음의 별나무(청어출판사)’창작동요집‘맑은 별(인문사아트콤)’‘밝은 별(인문사아트콤)’‘창작동화 모래성(고글출판사)’을 출간하여 어린이들의 정서 순화와 인성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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